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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상장 바이오]①K-바이오 성장 '마중물' 됐다

  • 2022.11.03(목) 06:50

17년간 104곳 상장…63%가 바이오 업종
신약 개발, '대박'은 없었지만 '진척' 중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특례상장 제도는 수익성은 부족하지만 기술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춘 제도다. 제도 도입 후 17년간 수많은 바이오 기업이 기술평가특례나 성장성 추천 제도를 기업공개(IPO)의 주요 통로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만한 신약 개발 성과를 낸 바이오 기업은 없다. 투자자 보호와 신사업 육성 측면에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례상장 제도의 성과와 문제점, 개선 방향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17년간 특례상장 '바이오' 104곳

2일 기준 기술평가특례나 성장성 추천 제도로 상장한 기업(기술성장 기업)은 총 166개사다. 이 중 바이오 기업이 104개사로, 63%에 달한다. 2014년까지 누적 기술성장 기업은 14개사에 그쳤다. 그러나 2015년부터 기술 성장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총 72개사가 해당 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상장한 기술성장 바이오 기업은 53개사였다.

특례상장 제도로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지난 2020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창궐한 2020년 한 해에만 총 17개사의 바이오 기업이 상장했다. 2020년 상장한 전체 기술성장 기업(25개사)의 6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진단키트 및 의료기기 기업이 11개사,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이 6개사였다.

다만, 엔데믹(풍토병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술성장 기업 중 바이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상장한 기술성장 기업은 31개사로 전년보다 6곳 늘었지만, 바이오 기업은 12개사로 전년보다 5곳 줄어들었다. 올해 역시 지난달까지 총 24개사가 특례상장 제도로 상장했지만, 이 중 바이오 기업(9개사)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특례상장, 바이오 육성 '마중물' 역할 톡톡

바이오 산업은 막대한 자본을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산업이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 1조원가량의 기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반면, 글로벌 제약사(빅파마) 수준의 자본력을 갖춘 국내 바이오 기업은 없다. 기술평가특례는 성장성이 있는 바이오 기업에 자금 조달 창구를 제공해 국내 바이오 산업을 키우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5년 3월 도입한 제도다.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일반 상장보다 완화된 재무 요건으로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준다.

기술평가특례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건 2015년이다. 2014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기업 상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면서다. 당시 개선안엔 △기술특례 업종 제한 폐지 △진입 기준 완화(자본잠식 요건 삭제) △기술평가 절차 간소화 △상장 유지 부담 완화(간소화 반기 단위 공시 폐지) 등이 포함됐다. 이후 2017년 상장 주관사 추천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성장성 추천 제도가 새롭게 도입됐다.

바이오 업계에선 특례상장 제도가 국내 바이오 산업이 성장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은 3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이와 비교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의료(의약품·의료정밀)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다. 기술성장 기업 중 바이오 업종 비중이 63%에 달하는 만큼 해당 제도가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 시장 진입 기회를 높여 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신약 개발, 더디지만 진척 중"

특례상장 제도로 상장한 기업 중 신약 품목허가를 획득한 기업은 3개사 정도다. 안트로젠은 지난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계 최로 지방 유래 줄기세포 신약인 크론성 누공 치료제 '큐피스템'을 허가받았다. 이어 코아스템과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각각 근위축성측색경화증(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알주'와 골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의 식약처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다만, 이들 치료제의 경우 상업화 성공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레고켐바이오, 제넥신, 알테오젠 등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L/O)해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레고켐바이오와 제넥신은 각각 지난해 1조원 규모의 L/O 계약을 따냈다. 또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와 10억6000만달러(약 1조2720억원) 규모의 공동개발 및 L/O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상장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만한 신약을 개발한 기술성장 바이오 기업은 없지만, 성과는 꾸준히 진척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매출이 나오지 않아도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상장하도록 돕는 제도를 만든 곳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라며 "바이오 산업은 정부의 지원만으론 한계가 있는데, 기술평가특례는 바이오 생태계의 가장 앞단인 R&D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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