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급 업체 중 LG디스플레이의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는 늘어난 점유율을 바탕으로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폰15 시리즈 초도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LCD 사업 철수, 대형 OLED 사업 부진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 추격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올해 3월 애플의 전체 아이폰 디스플레이 패널 물량에서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36%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의 디스플레이 공급 업체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의 BOE를 낙점했다. 특히 상위 라인업인 '프로'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만 공급받고, 프로맥스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로 공급사를 나눴다.
처음 납품을 시작했을 땐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주 체제였다. DSCC에 따르면 6월부터 9월까지 아이폰14용 OLED 패널 초도물량 3400만대 중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은 82%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12%, BOE는 6%였다.
LG디스플레이가 상위 라인업용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LG디스플레이 초도 물량 일부를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 영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부터 납품하기 시작했고, 점차 점유율을 높여갔다.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긍정적이다. 아이폰14 시리즈 점유율이 올해 3분기 발표 예정인 아이폰15 시리즈의 디스플레이 납품 비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보통 아이폰은 신제품 출시 후 연말 정도까지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에 올 상반기 말이나 하반기 초부터 아이폰15용 OLED를 안정적으로 생산해야 연말 성수기에 대응할 수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아이폰15 시리즈 패널 수주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대' 애플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LCD 사업에서 철수를 선언했고, 주력인 대형 OLED 분야도 전방 세트업체들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LG디스플레이 실적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5 시리즈뿐만 아니라 향후 애플의 태블릿, 노트북에도 OLED 패널을 납품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36% 정도다.
그동안 애플은 고사양 제품에 탑재되는 패널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로부터만 공급받았다. 아직 중국 업체들의 OLED 기술력이 국내 업체들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출시할 아이폰15 시리즈의 상위 라인업 패널도 국내 업체들에게 양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하위 라인업인 6.1인치 일반형 모델용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OLED 1종만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 프로 2종(10.9인치, 12.9인치)의 OLED 패널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을 계획이다. 아이패드의 경우 아이폰보다 물량은 적지만 면적이 넓고 부품 사양이 높아 대당 판가가 비싸다는 것이 장점이다. NH증권에 따르면 초기 물량은 대략 1000만대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부품은 빠르면 2023년 9월부터 납품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반등은 하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김찬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까지 LCD와 OLED 재고조정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며 "하반기엔 중소형 OLED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보며 전형적인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