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회사들이 신사업 개시를 위한 사업목적 추가부터 사명 변경까지 변신을 꾀한다.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올리는데, 사업확장을 위한 긍정적 사안인 만큼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현대차, 중고차 사업 추가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금융상품판매대리 및 중개업을 추가한다. 중고차 사업을 위한 정관 변경이다. 기아는 지난 17일 먼저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 사업을 수년간 준비해왔다. 성능과 품질 검사를 끝낸 자사 브랜드 중고차량을 판매하는 게 골자다. 현대차가 진행하는 품질 검사 항목은 국내 최대 수준인 200여개에 달한다. 기아는 고객도 성능과 품질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도록 하는 선구독 후구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대차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 추가 작업을 마치면 오는 하반기부터 중고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매매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각 사는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중고차 전용 매매센터를 짓고 있다.
현대차는 배당절차도 이번 주주총회에서 손질한다. 이제는 투자자가 배당액을 보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바뀐다.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50% 올린 6000원으로 책정한 안건도 이번에 승인받을 예정이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각 1명씩 추가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현대차는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정원을 11명에서 13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내이사로는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호세 무뇨스 사장, 사외이사로는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 교수가 후보로 올라있다.
쌍용차, 이름 바꾸고 신사업 속도
쌍용자동차는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상호를 KG모빌리티 주식회사로 바꾼다. 이번 안건에서 동의표를 얻으면 쌍용차는 35년 만에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이후 출시되는 신차는 쌍용차 대신 KG 이름이 붙을 전망이다.
지난해 쌍용차를 품에 안은 KG그룹은 오랜 기간 사명에 대해 고심했다. 인지도가 높은 기존 사명을 유지하는 카드도 있었지만,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는 KG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이 앞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처리될 예정이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곽 회장을 비롯해 정용원 쌍용차 사장, 엄기민 KG ETS 사장 등 3명이 올라있다. 사내이사는 회사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이번에 곽 회장이 새롭게 사내이사로 오르는 만큼 회장-사장 직속으로 꾸려진 신규사업추진단 등이 힘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신규사업추진단은 미래 모빌리티 등의 사업 방향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쌍용차는 앞서 부서를 개편하고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3년 만에 재개한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에서는 1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에 채용된 인원은 총 53명으로 자동차 연구 개발 등 R&D 인력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