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론 머스크의 글로벌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내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가 필요해 아직 직접적으로 사업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위성통신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죠.
삼성전자도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데요. 지난달 위성통신에 활용되는 핵심 모뎀 기술인 'NTN(비지상 네트워크, Non-Terrestrial Networks)' 표준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늘은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을 참고해 NTN 기술에 대해 알아볼게요.
스마트폰-인공위성 바로 잇는다
NTN에 대해 설명하려면 먼저 모뎀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해요. 모뎀은 통신 시설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할 때 신호를 바꾸는 장치인데요. 요즘 모바일 업계에서 말하는 모델은 주로 '셀룰러 모뎀'을 뜻해요. 셀룰러는 기지국을 설치해 통신망을 구성해 운용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셀룰러 모뎀은 기지국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4G, 5G 망으로 전화 및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기능을 하게 돼요.
NTN은 말 그대로 이런 송수신 과정을 지상 기지국이 아닌 인공위성과 직접 하는 기술입니다. 덕분에 기존 지상 네트워크에서 발생했던 통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기지국이 없으면 통신이 어려웠던 점을 보완한 것인데요. 예를 들면 사하라 사막 한복판이나 태평양 한가운데에서도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도플러 효과 해결 방법은
삼성전자가 이 기술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도플러 효과'를 넘어서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제희원 시스템LSI사업부 모뎀개발팀 상무는 "5G NTN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도플러 효과로 인한 신호 품질 저하였다"며 "삼성전자는 이를 해결하고자 지구를 공전하는 저궤도 인공위성의 위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주파수 오류를 최소화하는 '도플러 천이 보상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어요.
쉽게 풀어볼게요. 위성통신에 사용되는 인공위성은 고도에 따라 4G(LTE) 기반의 '정지궤도 위성'과 5G 기반의 '저궤도 위성'으로 나뉘어요. 정지궤도 위성은 고도 3만6000km대에 위치해 있는데요. 정지, 즉 고정 위성을 기반으로 해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지만 대역폭이 좁아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요.
이에 비해 저궤도 위성은 비교적 낮은 고도에 자리해 넓은 대역폭으로 5G 기반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위성은 7.8km/s의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아요. 지구의 자전 속도인 463m/s보다 빠르죠. 이럴 때 도플러 효과가 나타납니다.
도플러 효과는 인공위성(파동원)과 모바일 사용자(관찰자)의 상대 속도에 따라 파장이 바뀌는 현상이에요. 이렇게 송수신 주파수가 다르면 전송 속도가 줄고 오류가 늘어나게 된다고 해요.
삼성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측 파동을 동일하게 유지시키는 '도플러 천이 보상' 기술을 개발했어요. 인공위성에서 전송하는 위치·속도 정보와 모바일 기기에서 GPS 신호로 측정한 기기의 위치·속도 정보를 활용해 인공위성과 단말기 간 도플러 효과를 사전에 예측하는 기술인데요.
단말기에서 위성 신호를 수신할 때는 도플러 효과를 빠르게 찾아 초기 접속 시간을 단축하고요. 단말기에서 위성에 신호를 전송할 때는 도플러 현상을 예측해 미리 보상 신호를 전송, 왜곡을 최소화한다고 해요.
위성통신 선두 잡는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기구(3GPP)의 최신 표준에 맞춰 개발, 자사의 '엑시노스 모뎀 5300'에 적용해 검증을 완료했다고 하는데요. 개발진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NTN 표준 기술까지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NTN이 저궤도 위성과의 통신이라면, NB IoT NTN은 정지궤도 위성과의 통신이에요. 두 기술의 차이는 대역폭인데요. NTN은 광대역을 사용해 추후 웹 브라우징이나 실시간 영상 서비스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고요. NB IoT NTN은 대역폭이 좁아 낮은 데이터 전송만 지원하지만 고정 위성과 통신하기 때문에 도달 범위가 높고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타깃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두 기술 모두 필요하다고 보고 NB IoT NTN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 상무는 "최근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이 급변하며 여러 기술이 경쟁하고 있지만, 결국 표준 기반의 통신 기술이 주도권을 가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삼성은 그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됐다"고 말했어요.
이어 "이번 개발 데모는 5G NTN의 첫걸음으로, 표준 기반 기술을 구현한 만큼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며 "실제 NB-IoT·5G NTN 위성 서비스가 시작되고 제품이 상용화되는 시점까지 여러 팀과 협업하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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