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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모비스, 인도네시아에 관심 갖는 이유

  • 2023.06.01(목) 16:33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 공장 착공
인도네시아 교두보 삼아 아세안 공략

현대모비스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시스템 공장을 짓는다. 매년 커지고 있는 아세안(ASEAN)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가 아세안 국가 내 공장을 설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생산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역시 이 인근에서 지어지고 있다. 

베터리셀 공급받아 모듈화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도 자카르타 외곽 자와바랏주(州) 브카시에 위치한 공장 부지에서 배터리 시스템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도 자카르타 외곽 자와바랏(Jawa Barat)주(州) 브카시(Bekasi)시에 위치한 공장 부지에서 배터리 시스템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착공식에는 모하마드 리드완 카밀(Mochamad Ridwan Kamil) 주지사, 이상덕 주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오흥섭 현대모비스 전동화BU 전무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공장에 총 6000만달러(한화 약 800억원)을 투자해 부지 3.3만㎡(약 1만평) 규모의 공장을 조성한다. 내년에 출시하는 동남아시아 주력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 시스템을 우선 공급하고 대용량 셀을 탑재한 항속형과 일반형 배터리 시스템 2종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공장에 대한 지분을 100% 보유하는 구조는 아니다"며 "다른 계열사 역시 지분을 일부 보유하는 구조이며 세부적인 상황에 대해선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인도네시아 공장은 배터리셀 합작회사 'HLI 그린파워'로부터 배터리셀을 공급받아 모듈화한 뒤, 대형 배터리 시스템 형태로 완성차에 공급하게 된다. HLI그린파워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설립한 배터리 합작 법인으로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인도네시아 공장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남쪽으로 60km가량 떨어진 델타마스 산단에 지어질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까지는 3km, HLI 그린파워까지는 10km 거리로 운영 효율성을 고려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정부는 이번 공장 설립에 필요한 각종 행정 지원을 현대모비스 측에 제공했다. 현대모비스는 건축 허가 승인 과정은 물론 신축에 필요한 환경평가, 물류 비용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흥섭 현대모비스 전동화BU장 전무는 이번 기념사를 통해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함을 전하며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동반자이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왜 인도네시아 택했나

인도네시아 공장 조감도 /사진=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차는 작년 3월 브카시 시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생산 공장을 준공하며 아세안 국가 내 최초의 완성차 생산 기지를 구축한 바 있다. 현재 이 공장은 아이오닉5, 싼타페, 크레타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도 인도네시아에서 지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아세안 시장의 거점 지역으로 인도네시아를 택한 건 인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 수는 2억7753만명으로 아세안 국가 전체 인구(약 6억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사실상 인도네시아 시장을 잡아야 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아직 소득수준이 높지 않아 자동차 보급률이 낮지만, 중위 연령이 20대 후반대로 젊은 편에 속하고 아세안 국가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만큼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아세안 국가 중 전동화 전환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는 현지화율 조건을 만족하는 전기차 생산 기업에 한해 부품 수입 관세 및 사치세(15%)를 면제해 주고 있다. 현지화율 조건은 2022~2023년 40%→2024~2029년 60%→ 2030년 이후 80%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가 이번 배터리 시스템 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앞으로 확대될 현지화율 조건을 만족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관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아세안 국가 내에서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아세안 국가에 수출하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만큼 현지 공장이 없으면 사실상 경쟁이 힘들다"며 "전기차 세제 혜택과 관세 면제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에게) 인도네시아가 가장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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