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해외 수주에 청신호를 켰다.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로 미국과 유럽 시장을 정조준했다. 각 시장에 특화한 기술을 선보이는 게 전략이다. 역대 최대 해외 매출을 갈아 치우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앞으로도 사상 최대 성과를 경신하겠다는 구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X(Everything)-By Wire'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차세대 샤시 기술이다. 조향이나 제동 등 필수 기능을 모두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꾸는 건데, 차량 설계나 디자인 및 공간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다.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로 최근 통하고 있다.
'5G 기반 V2X 통합제어 기술'도 앞세우고 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차량과 외부 환경(다른 차량, 지능형교통시스템 등)이 실시간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안전하고 스마트한 모빌리티 환경에 필요한 기술인 셈이다. 이미 5G 통신 모듈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V2X 기술까지 융합한 텔레매틱스 신제품을 조만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곧이어 미국에서는 '트레일러 후방주차 보조시스템(TRA)'을 공개했다. 트레일러 장착 차량이 후진 시 후방카메라 영상을 기반으로 자동으로 운전대를 조작해 주행하는 기술이다. 트레일러 장착 차량 주행 시 운전자들이 가장 애 먹는 부분이 바로 후진 주차다. 때문에 픽업 트럭 제조사들 관심이 지대한 영역이다.
이와 함께 픽업 트럭용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DIH), 생체 신호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과 같은 기술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기술들은 모두 현지 시장에 특화한 것들이다. 하이테크 기술력이 각광받고 있는 유럽, 픽업트럭과 트레일러 장착 비중이 높아 관련 자율주행 시장이 크고 있는 미국의 특성을 각각 반영했다. 기술 연구부터 개발은 각 권역에 있는 연구소에서 주도했다. 현대모비스는 독일, 미국, 중국 등 5개국에 연구소를 운영하며 매년 1조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유럽 수주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30년 유럽 시장에서 연평균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달성한다는 포부다. 미국은 현대모비스가 가장 주력하는 시장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북미 시장에서만 22억80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거뒀다. 연간 글로벌 수주 목표액의 42%에 이르는 규모다.
현대모비스 글로벌 수주는 최근 수년간 지속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7억5000만달러, 2021년 25억달러에 이어 지난해에는 46억5000만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수주액은 현대모비스가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선 2000년대 초반 이래 최대 성과다. 올해는 전년 대비 15% 가량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