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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 전략' 살펴보니

  • 2023.11.07(화) 16:55

개발·제조 프로세스 최적화에 AI 활용
생성형 AI·대규모 언어모델 과제 진행
AI용 반도체 시장도 적극 대응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 전 사업 분야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제품 개발과 제조 프로세스 최적화에 AI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AI 시장 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실적 개선도 꾀하고 있다. 나아가 스마트폰과 가전에도 생성형 AI를 도입해 제품 경쟁력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생성형 AI, 혁신 수단으로 급부상"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3'에서 온라인 개회사를 통해 "생성형 AI 기술이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단으로 급부상했다"며 AI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 AI 포럼은 AI·CE(컴퓨터 공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과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혁신 전략을 모색하는 기술 교류의 장이다. 경 사장은 이날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세 가지 문제로 안전성, 신뢰성, 지속가능성을 꼽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 AI 포럼 2023 개회사를 하는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삼성전자

그는 "안전 문제는 프라이버시 침해부터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까지 다양하다"며 "신뢰성을 강화하려면 환각 문제에도 잘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훈련 및 추론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효율적 연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대규모 AI 시스템에는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 등에 걸친 혁신이 꼭 필요하다"며 "삼성전자는 반도체 개발과 제조 프로세스 최적화를 위해 AI를 활용하는데 전념해 왔으며 생성형 AI, 대규모 언어모델 등 업계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과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AI에 진심인 이유

삼성전자는 AI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반도체 불황을 타개할 돌파구로 보고 있다. AI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기존 D램에 비해 빠른 연산 속도의 반도체가 필요해서다.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이 AI 시장의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이는 경 사장이 AI 경쟁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며 'AI 퍼스트'를 거듭 강조하는 이유기도 하다. 앞서 그는 지난 6월 연세대 특별강연에서도 "전 세계가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이를 구동시킬 수 있는 반도체가 문제"라며 "삼성전자 내 직원들을 미국에 보내 짐 켈러와 같은 훌륭한 거장에게 교육받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반도체대전'에서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도 반도체 업계 미래에서 AI 분야가 주축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로 사람, 즉 휴머노이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실제 삼성전자 반도체의 AI 퍼스트 전략은 올 하반기부터 어느 정도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서도 AI 시장의 성장에 발맞추며 적자 폭을 점차 줄이고 있어서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삼성전자 DS(디바이스 솔루션,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은 3조75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100억원 감소했다. 메모리 사업의 실적 개선이 전 분기 대비 적자 축소를 이끌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AI 시장 성장에 따라△HBM(고대역폭 메모리)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LP(저전력)DDR5x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고 일부 제품의 판가가 상승한 덕이다.

향후 AI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시장에 적극 대응해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D램의 경우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플래그십과 하이엔드 영역에서의 고용량화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AI향 수요 증가와 더불어 고객사의 재고가 정상 수준에 접어들면서 메모리 수요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HBM3와 HBM3E의 판매 비중을 대폭 늘려 생성형 AI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최근 주목 받는 온디바이스 AI향으로도 다변화된 수요 성장세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스마트폰·가전에도 적용 확대
 

삼성전자가 AI를 통해 반전을 꾀하는 것은 반도체 사업뿐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내년 1월 공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에 생성형 AI를 탑재할 계획이다.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적용되는 최초의 갤럭시 스마트폰이다.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 기기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사하는 방식이다. 단말기 내부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빠르고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 상무는 컨퍼런스 콜에서 "사용자의 일상생활을 더욱 창의적이고 편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라며 "고객들이 매일 사용하는 핵심 기능을 사용자 개개인의 사용패턴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최적화해 더욱 의미 있고 혁신적인 경험을 2024년부터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스마트폰이 AI의 가장 중요한 액세스 포인트로 될 것"이라며 "온디바이스와 서버 기반 AI를 모두 활용한 하이브리드 AI 기술을 통해 모바일 기기가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생활가전 제품에도 생성형 AI를 도입해 소비자 사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난 9월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IFA 2023'에서 가전제품에 생성형 AI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목표 시점은 내년이다.

이와 함께 제품이 스스로 상황을 감지하고 사용 패턴을 학습해 맞춤 기능을 제공하는 '비스포크 위드(with) AI 케어 솔루션' 적용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제품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AI 에너지 모드를 확대 적용하고, 비스포크 위드 AI 케어 솔루션을 전 제품에 도입해 글로벌 동시 론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전, 모바일 및 TV와의 연결을 기반으로 식재료 쇼핑·저장·준비·조리·세척까지 상황에 맞게 작동하는 등 집안일을 쉽게 해줄 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경험을 확대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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