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스마트폰 시장의 재도약을 앞두고 이미지센서 라인업 강화에 나섰습니다. 최근 5000만 화소급 이미지센서 신제품 '아이소셀 GNK'를 출시한 것인데요. 삼성전자가 5000만 화소급 제품을 내놓은 것은 약 2년 만입니다.
눈 '망막'=카메라 '이미지센서'
이미지센서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장면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주는 반도체입니다. 카메라는 인간의 눈과 굉장히 비슷한데요. 눈으로 보는 화상이 망막에 맺혀 시신경을 통해 뇌로 가는데, 여기서 망막 역할을 하는 게 이미지센서입니다.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제품 중 5000만 화소대의 아이소셀 'GN' 시리즈는 삼성 내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제품군으로 알려집니다. 갤럭시S 시리즈의 일반 모델 등에 대중적인 모델에 주로 쓰이기 때문인데요. 업계에서는 이번 이미지센서 신제품이 구글의 픽셀8 프로를 비롯해 샤오미, 원플러스 등의 스마트폰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죠.
제품의 사양을 한 번 살펴볼까요. 아이소셀 GNK의 크기는 1.3분의 1인치입니다. 이미지센서 크기를 언급할 때는 보통 '1/1.XX인치'와 같이 분수로 표현하는데요. 이는 이미지센서의 실제 대각선 길이가 아닌 옵티컬 포맷이라는 개념입니다.
옵티컬 포맷은 카메라 외부에 있는 렌즈에 상이 맺히도록 하는 영역의 지름을 말하는데요. 1/1.3인치 규격의 GNK는 옵티컬 포맷 지름이 약 0.7인치, 즉 1.9cm에 해당한다는 뜻입니다. 통상 이미지센서의 대각선의 길이의 약 1.5배를 옵티컬 포맷으로 설정한다고 하니, 실제 대각선의 길이는 더 짧겠죠.
이미지센서는 픽셀로 구성이 돼 있는데요. 픽셀은 디지털 사진이나 디지털 영상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디지털 사진을 크게 확대해보면 아주 작고 네모난 점으로 이뤄져 있는 걸 볼 수 있죠. 이 점 하나하나가 픽셀입니다.
5000만 화소는 이미지센서가 5000만개의 픽셀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사진의 해상도는 픽셀의 수와 관련이 있는데요. 이미지센서를 구현하는 픽셀 수가 많아지면 사진의 해상도와 선명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같은 크기의 이미지센서라면 픽셀 크기가 작을수록 더 많은 픽셀을 담을 수 있겠죠. 아이소셀 GNK은 1.2㎛(마이크로미터) 픽셀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 픽셀이 얼마나 작은 건지 감이 잘 안 오시나요. 마이크로는 10의 6제곱분의 1, 즉 100만분의 1에 해당합니다.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가 보통 40~70㎛ 수준이라고 하니, 1.2㎛는 머리카락을 40등분으로 가른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작은 크기죠.
5.76억 화소 가까워진다
사실 이 제품이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0.6㎛(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픽셀 2억개를 탑재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2'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 제품은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3 울트라 모델에 탑재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죠.
삼성전자는 지난해 HP3를 시작으로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시장에 진입했는데요.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에 따르면 사람의 최대 유효 화소 수는 5억7600만 화소 수준이라고 합니다. 화소 수가 많아질수록 눈으로 보는 것처럼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데요. 스마트폰 카메라가 점차 사람의 눈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죠.
특히 HP2는 '초미세 픽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기술이 도입돼 있는데요. 픽셀 크기가 작아질수록 픽셀 하나하나가 받아들이는 빛에 대한 감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 품질이 떨어지게 되죠. 삼성전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픽셀의 크기는 작게 유지하면서도 성능을 높이고 간섭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픽셀 비닝'인데요. 이는 가까이에 자리한 여러 개의 픽셀을 하나의 큰 픽셀로 병합해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하는 기술입니다.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도 노이즈 없이 촬영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테트라 픽셀은 4개, 노나 픽셀은 9개의 픽셀을 하나로 결합하는 기술인데 HP2와 GNK는 테트라 픽셀이 적용돼 있다네요.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제품군을 늘리는 것은 수년간 성장이 정체됐던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부터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나면 스마트폰 카메라의 핵심 부품인 이미지센서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11억5000만대에 그칠 전망입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하지만 내년에는 전년 대비 4.5% 성장하며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향후 5년 동안에도 한 자릿수 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현재 삼성전자는 전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의 2위 기업으로 1위인 일본의 소니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소니는 54%의 점유율을 기록한 데 비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9% 수준이었습니다. 내년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꾀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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