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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벤츠·GM이 압구정에 모인 까닭

  • 2024.01.21(일) 16:00

체험형 센터 집결…유동인구 많아 잠재고객 확보 용이
부의 상징성 강해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도 '톡톡'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2세대 완전변경 모델 코리안 프리미어 및 마이바흐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가 오는 4분기 세계 최초로 마이바흐(maybach) 브랜드 센터를 선보인다. 이곳에서는 마이바흐 역사를 소개하고 차량 체험 기회 등을 고루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벤츠가 찜한 곳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 연면적 2500㎡의 건물 5층 높이에 이르는 이곳은 기아 브랜드 체험 전시장인 기아360 인근에 위치할 예정이다. 강남구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벤츠 AMG 브랜드 센터와도 멀지 않다.

최근 10년 새 국내·외 완성차 기업들이 압구정으로 모여들고 있다. 건물 1층에서 차량을 전시하고 판매하던 기존 방식과는 다른 형태다. 건물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꾸미고 있다. 전국에서 비싸기로 손꼽히는 압구정에서 건물 하나를 통째로 사용한다는 건 만만찮은 비용이 수반된다. 그럼에도 벌써 4개의 자동차 브랜드가 이곳으로 집결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전경./사진=현대자동차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자동차가 도산공원 사거리에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을 개관한 게 출발점이다. 자동차 기업이 1층부터 5층까지 매 층을 각기 다른 분위기로 조성한 센터를 여는 건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시도였다. 주요 모델 전시뿐 아니라 디자인과 역사 등 자동차 관련 서적을 비치하고 갖가지 체험 공간을 마련하면서 전 세대 불문 '꼭 한번 들러야 할 공간'으로 등극했다.

현대차가 모터스튜디오의 시작을 압구정으로 결정한 건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받는다. 압구정은 유동 인구가 많고 상업의 중심지로 불린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기에 최적의 장소였던 셈이다. 개관 1년 6개월 만에 무려 20만명이 다녀가는 기록도 세웠다.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각인하는 데 효과적이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압구정이 부의 상징인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압구정이란 곳이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녹아들었을 것"이라며 "모터스튜디오 서울 오픈이 현대차 실적 개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360 전시장 전경./사진=기아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의 성공은 다른 브랜드에도 자극을 줬다. 뒤이어 2017년에는 기아가 압구정에 브랜드 전시관 '기아360'을 구축했다. 세계 최초로 홀로 렌즈 매개 현실(MR) 기술을 활용해 차량의 특장점을 설명하는 디지털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했다. 벤츠는 2021년 '세계 6번째 AMG 센터'를 압구정에 열었으며, GM 한국사업장은 GM의 헤리티지를 담은 '더 하우스 오브 지엠'을 2023년 학동사거리에 오픈했다. 

메르세데스-벤츠 AMG 브랜드 전시장./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전문가들은 체험형 센터를 압구정에 오픈하는 완성차 브랜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서도 잠재 고객도 대폭 늘릴 수 있다는 이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기업들은 10년 후를 내다보며 브랜드 각인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지금 압구정을 찾는 20대들이 30대가 되어 자동차를 구매할 때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하우스 오브 GM 전경./사진=GM한국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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