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최지훈 기자] "저가형으로 출시할 계획은 없다"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 경리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취재진과 미팅에서 내년 한국 출시 전략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BYD 그룹은 이미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BYD 그룹은 △BYD(왕조·오션 시리즈) △덴자 △양왕 △방청바오 등 4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 BYD의 왕조 시리즈의 'U8' 모델은 차량 1대 가격이 한화로 2억원에 달한다.
이날 함께 자리한 당하이미아오 BYD 코리아 대표는 "내년 1월 한국에 출시하는 모델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모델을 먼저 선보이고, 매년 새로운 모델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라며 "무엇이 럭셔리이고 무엇이 대중적인지 등을 재정의 하겠다"고 말했다.
"BYD, 최우선 가치는 안전"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당 대표는 "BYD가 자체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독보적인 안전성을 자랑한다"며 "BYD 그룹의 최우선 가치는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BYD가 자체 개발 블레이드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기반 전기차용 배터리로 2020년에 처음 공개됐다. 못 관통 시험에서 전기차에 널리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못이 관통하자마자 열폭주를 하며 섭씨 400도(℃)까지 치솟은 반면, BYD의 LFP 배터리는 같은 조건에서 연기나 화재 없이 표면 온도가 30~60°C에 머물렀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와 소비자 입장에서 친환경 자동차는 지속적으로 보급하고 수용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관세 피해 지역에 공장 설립"
류쉐량 BYD 총 경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최대 60%에 이르는 대(對) 중국 관세 대책에 대해선 현지 생산·현지 판매 전략(글로컬라이제이션, Glocalization)을 제시했다.
류 총 경리는 "미국 관세 장벽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BYD가 아니라 소비자"라며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걱정했다. 그는 "관세로 피해를 보는 소비자를 위해 주요 지역에 현지 공장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BYD는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에 각각 전기차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현지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고, 지역별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인식은 중국 정부와도 맥을 같이 한다. 지난 22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대외무역의 안정적 성장 촉진을 위한 정책 조치' 범정부 기자회견에서 왕서우원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은 고율 관세의 한계를 지적했다.
왕 부부장은 "한 국가가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 국가 자체의 무역 적자 문제를 결코 해결하지 못한다"며 "오히려 이는 중국과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의 가격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