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렸던 자금 1조6000억원 중 일부를 펀드 '캐피탈콜(Capital Call, 자금 납입 요청)'로 상환하면서 국내외 출자자 비중 변화에 관심이 모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MBK의 특수목적회사(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 13일 NH투자증권에서 60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브릿지론을 차환(리파이낸싱)했다.
MBK는 지난해 10월 고려아연 공개매수 자금을 마련키 위해 1조5785억원을 9개월 만기, 고정금리 5.7%에 차입한 있다. 이 중 6000억원을 고려아연 주식을 담보로 한 만기 전 텀론(기간대출)으로 전환한 것이다. 대출 연장 과정에서 금리는 6.2%로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1조원에 대해서는 MBK 6호 펀드의 '캐피탈콜'을 실행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탈콜은 목표 투자 자금을 모아 놓고 투자금액을 집행하는 것이 아닌, 투자 자금 일부를 조성해 투자금액을 집행한 후 추가적인 수요가 있을 경우 투자자들(LP)에게 자본납입을 요청(call)하는 절차를 말한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쓴 대출금 60%가량을 펀드 LP들의 납입금으로 상환하자 이 과정에서 펀드의 해외 자본 비중이 늘어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등으로 MBK 평판이 일부 타격을 받은 데다 국내 기관들이 정관이나 계약조건 등에 적대적M&A에는 출자금을 쓰지 못하도록 하면서 국내 기관 출자 증액 가능성이 낮아졌을 가능성이다.
6호 펀드에 약 3000억원을 출자키로 확약한 국민연금은 지난 2월 계약서에 적대적M&A 투자 금지와 관련된 내용을 추가했다.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을 운용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계약서에 적대적 M&A 투자 건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이로 인해 MBK가 국내에서 신규 출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해외 출자자 비중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MBK로서는 해외 LP들에 캐피탈콜을 요청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MBK 6호 펀드의 경우 국내 기관투자자들 외에 해외에서는 중국투자공사와 중동 자본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