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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지분 0.6%, 삼성물산 합병 마중물?

  • 2013.08.05(월) 17:49

삼성물산, 엔지니어링 지분 0.6% 매입.."이례적"
"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 위한 '사전 준비작업' 추측"

지난 2일 오후 1시7분. 한국거래소는 삼성물산에게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당시 시장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소문이 떠돌고 있었다.

삼성물산은 재빠르게 답변을 내놨다. 이날 오후 5시46분 삼성물산은 “지난 7월29일부터 8월2일까지 삼성엔지니어링 24만5481주(0.6%)를 장내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매수 금액은 약 190억 원으로 추정됐다.


삼성물산이 발빠르게 조회 공시에 대해 답했지만, 시장의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지분 매입이 ‘이례적이다’는 분석이 어지면서 시장의 의문은 더 커졌다.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인수’ 소문은 ‘왜,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인수 했을까?’라는 합리적 의문으로 바뀌어, 시장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우선 이번 삼성물산의 지분 인수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10년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변화는 많지 않았다. 2010년 11월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삼성엔지니어링 70만주를 장외 매각했고, 2011년 에버랜드는 사업 투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엔지니어링 43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큰 거래는 여기까지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 변동이 있었지만, 모두 소규모 투자 차원이었다. 매번 팔기만 하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갑자기 삼성물산이 인수하게 된 것이다. 왜?

전문가들의 답변은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조주형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아니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더 떨어지면 내가(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을 인수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은 이렇다. “일반적으로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하는 경우는 계열사 지원과 소유권 강화 목적이 강하다. 투자 목적으로 보기에는 명분이 약하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이 계열사 주식투자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으려고 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지분 0.4%를 인수합병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비약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특수 관계자로 새롭게 추가됐다는 사실은 ‘사전 준비 작업’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 종전까지 삼성엔지니어링의 특별 관계자는 제일모직(13.1%), 삼성SDI(5.09%), 삼성화재(1.09%) 등 이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예상 순서 (자료=HMC투자증권)]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향후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주 대상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매입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3자 배정 유상증자는 경영권이나 기존 주주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을 통해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우선 주주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유상증자 참여는 장기적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위한 수순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삼성물산만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에너지(원유·석유화학), 발전 플랜트 등의 사업 확대에 한계에 도달한 삼성물산과 석유화학 부분을 넘어선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조합이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지배구조가 약한 삼성물산은 어떤 경로든 지분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지분은 13.88%에 불과해 삼성물산은 M&A에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가 현재 삼성물산 시가총액 가치보다 크다”며 “항상 인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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