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개정안에서 새롭게 분리과세 혜택이 추가된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고수익을 제공하는 매력에 절세 효과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채권 이하인 정크본드(Junk bond)에 투자하는 펀드로, 이름처럼 고수익을 제공하지만 위험이 높다. 정작 국내에서 투자할 수 있는 하이일드펀드가 많지 않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하이일드펀드, 고금리로 주목..성장 가속화
하이일드채권은 신용등급이 BB급 이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다. 투기등급이다보니 금융위기 당시 발생규모가 급격히 줄었지만 2009년 예년수준을 회복한 후 다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하이일드채권이 주목받은 데는 저금리 기조 덕분이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 위험이 있으면서 고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에 쏠리자, 하이일드채권도 함께 부각됐다. 특히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신용위험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도 채권수요를 하이일드 쪽으로 몰리게 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국내 하이일드 펀드 시장 성장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은 7000억원을 넘어서면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이일드펀드수는 가장 부진했던 2011년 대비 70%가 늘어난 31개까지 증가했다.

◇ 분리과세 혜택 더해져..세 부담 3분의 1로
이런 하이일드 펀드 성장세는 절세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좀더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나온 세법개정안에서 하이일드펀드 과세 기준이 기존의 `금융자산 2000만원 초과시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고 41.8%의 세율`이 부가된 것에서 `투자금액 5000만원까지 다른 소득과 분리해 15.4%만 과세`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고액자산가나 고소득자들에게는 절세 면에서 하이일드펀드를 한 번 더 눈여겨 봐야할 이유가 생긴 셈이다. 최근 금융종합소득과세 과표기준이 낮아지면서 절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어느정도 위험이 있는 상품도 포함하는 분산투자 효과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5000만원을 투자해 7%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350만원의 소득 가운데 기존에는 146만원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하지만 세법개정안 이후에는 54만원 밑으로 세금부담이 떨어지게 된다.
◇ 고위험 상품..시장규모 제한 우려도
하이일드펀드는 100%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등급의 회사채를 30%가량만 편입하기 때문에 손실 부담이 절대적으로 크진 않다. 그렇다고 신용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또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과거에도 수차례 하이일드펀드 활성화를 위한 세제혜택을 제공했지만 투자금액이 제한되면서 펀드가 크게 성장하진 못했다. 이를 감안해 금융위원회는 세제지원 대상 펀드를 BB등급이 아닌 BBB등급으로 완화했다.
하이일드채권과 펀드 시장 모두 크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투기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가 많지 않고 하이일드 채권시장 자체도 협소하다. 태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하이일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크본드 유통시장이 먼저 활성화되야 한다"며 "정부가 회사채 활성화 차원에서 투자 시 세제혜택을 들고나왔지만 안정적인 정크본드 시장 성장이 하이일드펀드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