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조류독감 비상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국내에서도 발생하면서 정부는 방역 총력전에 나섰다. 이미 눈치빠른 증시에서는 지난주부터 조류독감 관련주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수혜주는 급등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주식들은 하락 중인 것. 대개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백신주나 수산주는 오르고 닭고기 관련주는 내리는 현상이다. 하지만 과거 경험에서 얻은 학습효과도 있다. 조류독감에 따른 경제 영향을 입체적으로 진단한다.[편집자]
최근 중국에서도 조류독감 발생 이후에는 달걀 선물 값이 급락했고 춘절 대이동을 앞두고 발생하면서 내수 관련주의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테마주 성격이 강한 이런 공식이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호주에서는 조류독감이 발생한 후 오히려 달걀공급 부족 현상을 빚었다. 밑도 끝도 없이 움직이는 테마주에 일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북 고창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한지 벌써 엿새째(21일 기준)다. 고창에 이어 부안에서 또다시 같은 조류독감 인플루엔자가 검출되면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떼죽음을 당한 가창오리도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이동을 일시 중지하는 '스탠드스틸(stand still)'까지 발동됐다. 과거 고병원성 조류독감은 짧게는 한달반에서 길게는 넉달 이상 지속됐다.
중국과 홍콩에서도 이미 지난해 조류독감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고 확산일로에 있다. 춘제기간을 앞두고 있어 확산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발상한 조류독감 유형은 다르다. 중국의 경우 신종 H7N9형으로 지난해 처음 나타난 신종바이러스로 인체 감염자가 발생해 사망자가 늘고 있다. 반면 고창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H5N8형으로 1983년 아일랜드에서 처음 발견됐고 중국에서는 2010년 발병했다. 아직 인체 감염여부가 보고되진 않았다.
앞서 지난해말 호주에서도 조류독감이 발생하면서 대형 양계장 2곳이 폐쇄된 바 있다. 호주의 경우는 인체 영향이 없는 H5N1형이였다.
대개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국내에서는 관련 수혜주가 급등한다. 올해도 예외 없이 급등세를 보아고 있다. 백신주가 급등하는 이유는 인간으로의 감염 가능성 때문이다. 증권사 HTS 테마주에서는 파루와 이-글벳, 제일바이오, 대한뉴팜, 중앙백신 등 백신주들이 AI 관련주로 분류된다. 20일 역시 이들 관련주는 가격제한폭 가까이 급등했다.

▲ 코스피와 AI 관련주 추이 |
반면 닭고기관련주는 된서리를 맞기 일수다. 설사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고기라도 가열해 먹으면 안전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에 소비를 꺼리는 것이다. 같은날 하림과 마니커 등은 2~3%대의 하락세를 탔다. 닭고기관련주 외에 여행관련주에도 부담을 준다. 조류독감이 확산될 경우 항공과 여행 등 관광관련 업종에는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중국 역시 지난주 달걀선물 값이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11월 초 시장 출범 후 최대 위기다. 대개 춘제를 앞두고 달걀값이 오르긴 하지만 올해 같은 경우 매일 같이 조류독감 발생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조류독감에 대한 학습효과로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백신주의 경우 지난해에도 중국 조류독감 테마에 의해 크게 오른 후 테마가 잦아들면 다시 내린 만큼 유의가 필요하다. 코스피 지수 흐름과 비교하면 시장수익률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조류독감 발생 후 오히려 달걀 가격이 올랐다. 일부 농가가 달걀생산을 접으면서 지난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달걀 공급이 정상수준의 30%까지 급감한 것이다. 이로 이해 오히려 공급부족 현상을 빚었고 소매가격에도 일부 반영이 됐다. 당시 호주에서는 45만마리의 닭이 폐기됐고 정상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 6개월~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