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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일본계 지분독점 깨졌다

  • 2014.03.25(화) 14:27

바이더웨이, 호텔롯데 지분 0.55% 인수
외부 지분보유 첫 사례..CP 발행도 추진

편의점 바이더웨이가 호텔롯데의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대주주가 독점해온 호텔롯데 지분을 국내법인이 가져온 것은 1973년 호텔롯데 설립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바이더웨이는 24일 롯데쇼핑·롯데건설·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상사 등 그룹 계열사 6개사로부터 호텔롯데 주식 28만3050주(0.55%)를 총 440억원에 인수했다.

바이더웨이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지난 2010년 롯데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에 인수됐고, 내년 4월말 코리아세븐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이번 지분인수는 호텔롯데의 상호출자 해소와 관련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0월1일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등 롯데그룹 계열사 6곳이 지분을 보유한 롯데제주리조트와 부여리조트를 흡수합병했다. 이로 인해 호텔롯데와 이들 계열사는 법으로 금지한 상호출자 관계가 형성됐다. 호텔롯데가 롯데쇼핑·롯데건설 등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들 계열사 또한 호텔롯데 지분을 맞보유한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이러한 상호출자는 합병 완료 후 6개월 내 해소해야한다.

 

▲ 바이더웨이의 호텔롯데 지분매입으로 일본계 자본이 독점하던 호텔롯데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바이더웨이의 이번 지분매입은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대주주의 지분독점이 깨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2%)이며, 나머지 지분도 일본의 투자회사들이 보유해 왔다. 이들 회사의 정확한 지분구성은 알려져있지 않으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 특수관계인 소유회사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일본 대주주들은 1973년 호텔롯데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외부의 지분보유를 허용한 적이 없다.

그러나 바이더웨이의 지분매입으로 상장사인 롯데쇼핑이 호텔롯데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하는 길이 열렸다. 당초 호텔롯데는 자사주 매입 형태로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구상했으나 자금부담을 우려해 막판에 방향을 바꿨다.

호텔롯데는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등 복합단지 건설과 호텔부문 해외진출로 지난 2011년 5000억원대이던 순차입금이 지난해 9월말 현재 9000억원대로 늘었다. 롯데제주리조트와 부여리조트 합병 이후 순차입금은 1조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국내외 신규출점을 위한 자금지출이 예정돼있어 우리보다는 계열사가 지분을 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계열사들에 매입의사 타진한 결과 바이더웨이가 자금여력이 있다고 해 (호텔롯데) 지분을 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더웨이는 이번 지분 인수를 위해 기업어음(CP)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말 현재 현금성자산 약 60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입채무 상환 등에 사용하면 인수자금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더웨이가 CP를 발행하는 것은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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