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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누적' 증권업계, 거래소 주주 협의체 구성

  • 2014.03.28(금) 16:37

한맥사태·배당 등 거래소에 불만
"지분 88% 주주지만 거래소가 '갑'"

36개 증권사와 선물회사가 한국거래소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8일 36개 증권사와 선물회사는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거래소 주주협의체를 처음으로 구성했다.

초대 주주협의체 대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맡았다. 유 사장은 2007년 이후 7번째 연임한 장수 CEO로, 증권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주협의회 대표단으로는 대우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JP모건증권, 유진투자선물, NH농협선물 등 7개사가 선정됐다.

36개 증권사와 선물회사는 거래소 지분 88.18%를 보유하고도, 그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증권사와 선물회사가 주주이지만, 갑은 거래소”라며 “업계 출신 3명이 거래소 이사진으로 가 있지만, 공익이사 수가 더 많아 증권업계의 의사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주협의회 구성은 거래소 주주들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규제와 제도 등에 관련한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주주들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정관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사장(1명), 시장감시위원장(1명), 상임이사(5명), 비상임이사(8명) 등 총 15명의 임원을 둔다. 이중 증권업계에게 배정된 자리는 비상임이사 3석이다. 나머지 5개는 공익대표 몫이다. 현재 업계 출신 비상임이사는 김기범 대우증권 대표이사, 안동원 BS투자증권 대표이사,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이사다.

 

 

증권사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대표적인 예가 한맥투자증권 사건이다. 거래소는 작년 한맥투자증권의 주문 실수로 발생한 손실 570억원을 증권사들이 출연한 공동기금으로 일방적으로 처리했다.

또 다른 증권사 임원은 “한맥투자증권 사태 이후 수차례 거래소를 방문해 손실 처리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며 “거래소도 손실의 절반을 책임지는 방안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이달 말까지 손해배상 공동기금 400억원을 채워 넣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증권업계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인색한 거래소 배당도 불만으로 제기됐다. 이 증권사 임원은 “거래소가 거액의 내부 보유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려운 처지에 처한 증권사를 도와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기준 거래소 이익잉여금은 1조7267억원에 이른다. 반면 장기불화에 빠진 국내 증권사 62곳은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최근 거래소가 배당 성향을 소폭 올리긴 했지만, 증권사들의 불만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주들이 공통된 의견을 거래소에 개진하기 위해 협의회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실하게 응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외이사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배당 문제는 증권사 사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올려주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주주(작년 말 기준)

 

증권사
한화투자증권(5%), 우리투자증권(4.6), 동양증권(3.46%), KB투자증권(3.29%), 대우증권(3.23%), JP모건증권 서울지점(3.23%), 대신증권(3.22%), 한국투자증권(3.2%), 신한금융투자(3.16%), 골든브릿지투자증권(3.12%), 현대증권(3.12%), 유진투자증권(3.04%), 신영증권(3.01%), 부국증권(2.98%), 삼성증권(2.95%), 교보증권(2.94%), 아이엠투자증권(2.92%), 유화증권(2.92%), 메리츠종합금융증권(2.9%),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2.89%), 한양증권(2.89%), 하나대투증권(2.89%), 에이치엠씨투자증권(2.87%), 에스케이증권(2.86%), NH농협증권(2.86%), 동부증권(2.83%), 맥쿼리증권 서울지점(2.83%), 한맥투자증권(0.07%).

 

선물회사

NH농협선물(0.4%), BS투자증권(0.4%), 삼성선물(0.4%), 우리선물(0.4%), 외환선물(0.4%), 유진투자선물(0.4%), 현대선물(0.4%), KR선물(0.07%).

 

공공기관 및 자사주

중소기업진흥공단(3.03%), 한국금융투자협회(2.05%), 한국증권금융(2.12%), 자기주식(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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