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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 개선' 증권 공공기관, 기본급·수당 오히려 늘렸네

  • 2014.05.09(금) 11:00

거래소·예탁원·코스콤, 올 직원 보수 예산 1~5% 삭감
정부 지적받은 복리후생비만 줄이고, 기본급은 인상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목된 증권관련 유관기관인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이 올해 직원들의 보수 예산을 소폭 삭감했다. 하지만 연봉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금은 오히려 인상해 정부의 눈치를 본 ‘눈 가리고 아웅’ 식 삭감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거래소·예탁원·코스콤 등 3대 증권 공공기관은 올해 직원 보수 예산을 1~5%가량 삭감했다. 정부는 작년 말 이들 증권 공공기관을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 응답으로 이들 기관은 복리후생비, 경영평과 성과급, 성과상여금 등을 줄였다.

가장 허리띠를 졸라맨 곳은 예탁원이었다. 예탁원의 올해 직원당 보수(예산)는 9564만원으로 작년보다 5.31%(536만원) 삭감했다. 2년 연속 1억원이 넘던 평균 연봉이 9000만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그 다음 삭감 폭이 컸던 곳은 코스콤이다. 작년 보다 2.44%(236만원)를 줄였다. 올해 평균 연봉은 9434만원 수준이다.

이 두 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린 거래소는 삭감 폭이 가장 작았다. 올해 거래소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예산은 1억1100만원으로, 작년보다 1.28%(143만원) 줄이는데 그쳤다. 증권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평균연봉이 1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삭감 폭이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가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거래소의 주주인 증권사들은 직원 감축, 지점 통폐합, 임금 삭감 등의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3대 증권 공공기관은 복지후생비만 줄였을 뿐, 연봉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급과 각종 수당은 오히려 올렸다.

 

3대 증권 공공기관은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에 포함됐지만, 직원들의 평균 기본급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2010~2013년은 실제 집행액, 2014년은 예산 기준. (자료 알리오, 단위 만원)

 

거래소는 올해 직원 1인당 실적수당 예산(854만원)을 작년보다 51%(289만원) 인상했다. 고정 수당은 7.56%(242만원) 올렸다. 올해 1인당 기본급 예산은 5976만원으로 작년보다 0.97%(57만원) 소폭 인상했다. 지난 2010년 4946만원에 머물던 기본급은 4연 연속 오르며, 6000만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기본급에는 호봉상승분이 포함돼 매년 조금씩 오르는 구조”라며 “매년 예산은 최대로 잡기 때문에 올해 직원 보수에 배정된 예산보다 실제 집행액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콤은 지난해 받았던 기타 성과상여금(393만9000원)만 전액 삭감했을 뿐, 기본금, 고정수당, 시적수당, 복리후생비 등을 모두 1.7% 씩 올렸다. 예탁원도 기본급, 고정수당, 실적수당을 모두 1%내로 인상했다.

결국 정부의 눈치를 보고 복리후생비는 내렸지만, 그 외 정부가 간섭하지 않은 기본급과 수당은 올린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주주인 증권사들은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증권 공공기관들은 모른척하고 자기 잇속만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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