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컴퓨터의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슈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의 대결이 무조건 주목받는 이유다. 과거에도 비슷한 대결이 여럿 있었고 승부는 엇갈렸다. 굳이 따져보면 기계의 승률이 조금 더 높았다.
증시에서는 이미 로봇과 관련된 업종이 주목받는 테마로 자리잡았지만 이번 세기의 대결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더 주목받을 조짐이다. 단순히 테마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성장성이 뚜렷하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 한국인과 로봇의 대결에 관심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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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다음주 15일까지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결의 대장정이 이어진다. 알파고는 구글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과거에도 체스와 장기, 바둑 등에서 사람과 기계의 대결은 여러차례 있어왔지만 이번에는 한국인이 직접 대결에 나서면서 국내에서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더 뜨겁다.
과거 승률을 따져보자면 프로그램이 다소 우위였다. 1967년 체스 프로그램과 사람과의 대결에서 인공지능이 이긴 것을 비롯, 7차례에 걸친 각종 대결에서 인공지능이 5번, 사람은 2번 승리했다.
이세돌과 알파고 대결의 결과에 전국민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증시에서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승리의 주역과는 상관없이 AI주에 대한 투자 매력을 한껏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대중에게는 대결이 가장 큰 흥행 요소이지만 AI 시장에 미치는 시사점도 매우 크다"며 "이번 대국으로 진보된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새삼 주목받는 인공지능(AI)주
이미 로봇관련주는 증시에서 오랜 테마로 자리잡았고 AI주로 좀더 세분화돼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인 AI는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 기술이다. 상당히 진화한 로봇 기술인 셈이자 로봇산업이 가장 집중해야 할 부문이기도 하다.
글로벌 AI 시장은 지난해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20%에 가까운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2019년 예상 시장 규모도 153억달러(18조50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ICT 업체들은 잇따라 AI 부문의 제품을 출시 중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구글뿐 아니라 소프트뱅크와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특히 AI 분야는 고도의 기술산업뿐 아니라 대중들의 일상적인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올해 소비가전쇼(CES 2016)에서만 스무곳이 넘는 업체들의 인공지능 로봇이 전시됐다.

▲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 추이 및 전망(출처:신한금융투자) |
◇ AI산업 수혜, 반도체·이차전지 등으로 확대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연 관련주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정부 지원이과 글로벌 업체들의 투자 확대 영향으로 국내 AI 관련업체도 수혜가 예상된다며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로봇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전자인증과 유진로봇 등을 수혜주로 주목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정밀제어와 로봇 무인화 사업 등을 진행 중인 한화테크윈과 로봇청소기와 엔터테인먼트 로봇 개발 업체인 유진로봇을 인공지능 로봇 주력 회사로 꼽았다.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는 로보스타, 물류 이송로봇 회사인 SFA, 무인화 검사장비 업체인 고영은 향후 무인화 본격화시 수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인공지능 로봇 확대는 반도체 산업에도 단비가 될 수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생각하는 컴퓨팅은 반도체 통합화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관심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부차적으로 스마트 기기 확산과 2차전지 기술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만큼 LG이노텍과 삼성SDI도 관심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