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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is 뭔들]②한국판 '알파벳'으로 큰다

  • 2016.10.06(목) 16:48

'공격적 투자' 시동…M&A시장 '큰손' 예고
검색 기반, 혁신사업 일궈내…구글式 성장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유럽 투자펀드 출자 관련 설명회 자리에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는 네이버가 'K-펀드'에 총 1억유로(한화 1244억원)를 출자키로 하고 유럽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및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자리였다. K-펀드는 플뢰르 펠르랭 전(前)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이 공직에 물러나 최근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이란 회사가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장은 '국내에도 투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대뜸 "공격적으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가 지금껏 소상공인이나 콘텐츠 창작자를 위해 자금 및 플랫폼 지원에 나선 적은 많으나 뚜렷한 투자 활동을 벌인 것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유럽 투자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 구글처럼 투자 본격화


실제로 네이버의 그동안 행적을 살펴보면 '투자'보다 사업 재편을 위한 '세포 분열'에 방점이 찍혔다. 네이버는 최근 3년 사이에 게임사업 부문(현 NHN엔터테인먼트)을 분할하는 것을 시작으로 라인주식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등 기존 사업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각각의 경쟁력을 키워갔다.

 

경쟁사인 카카오가 옛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M&A를 벌이면서 몸집을 불리는 것과 비교되는 행보다. 카카오는 작년 9월 취임한 임지훈 대표가 투자 전문가라는 점이나 케이벤처그룹·케이큐브벤처스 등 투자 전문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큰 틀이 '투자'에 맞춰져 있다.

 

네이버도 색깔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외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빨아들이며 사업을 키워갈 것이란 얘기다. 인터넷 서비스는 특성상 주기가 짧다. 특히 모바일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이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이용자 요구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해지고 있다.

 

대응이 늦어지면 곧바로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시장 요구에 가장 빠르고 확실한 대응 방법은 M&A다. 실제로 구글과 페이스북을 비롯해 실리콘밸리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진공 청소기처럼 크고 작은 업체들을 빨아들이며 성장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 손대는 사업 잠재력 높아


네이버가 투자 키워드를 꺼내들었다는 점과 창업 이후 18년 동안 한국 대표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을 닮아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을 기반으로 모바일 플랫폼(라인·스노우)과 동영상(TV캐스트·브이), 핀테크(네이버페이), 쇼핑 등 각 영역에서 도드라지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 기업가치는 지난 2002년 이후 87배로 늘었고 지난 2013년 게임 사업부문을 떼어낸 이후로도 97% 성장했다.

구글 역시 검색을 발판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개발한 웹검색 기술을 무기로 동영상(유튜브)과 모바일 운영체제(안드로이드)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는 자율주행차와 드론·인공지능·스마트홈·헬스케어 등 미래 사업을 키우고 있다. 구글은 지난 1996년 창업한 이후 현재 세계 시가총액 1,2위를 다투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네이버는 국내를 넘어 이제 막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는 단계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탄력을 받고 있는 모바일 배너(디스플레이)광고 사업은 로그인 기반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개인화 등으로 광고 효율이 고도화 되어 오는 2018년까지 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54조원으로, 네이버 모바일 페이지를 통한 구매가 급증하는 것을 감안할 때 모바일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작년 8월 구글은 전통적인 웹서비스 사업과 혁신기술 부문을 분리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하며 주가 및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확대했다"라며 "네이버 역시 기존 사업을 지속성장하며 TV캐스트와 쇼핑, 스노우 등으로 도전을 계속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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