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포털 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 이후 이렇다할 통합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던 카카오가 내년부터 달라질 전망이다. 주력 광고의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으며 콘텐츠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실적 개선 등 의미있는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5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부진했던 광고 사업이 광고주 통합과 신상품 출시에 힘입어 살아나는데다 야심차게 추진하는 콘텐츠 사업이 성공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 부진한 광고, '긴터널 끝이 보인다'
우선 주력인 광고 사업이 회복될 전망이다. 광고는 검색포털 다음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의 핵심 사업이자 주요 매출원이다. 통합법인 카카오(옛 다음카카오) 출범 직후인 2014년 4분기만 해도 광고 매출(1695억원)이 전체(254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달할 정도로 컸다.
하지만 낮은 광고 효율에다 경쟁사 네이버의 아성에 밀려 고만고만한 성장세를 이어오다 급기야 올 3분기에는 매출 규모가 1200억원대로 감소했다. 비중 역시 32%로 쪼그라들었다.
▲ 카카오의 주력인 광고 사업은 통합법인 출범 이후(2014년 4분기) 좀처럼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가라앉고 있다. |
내년부턴 달라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5년 말부터 광고 체질 개선을 위해 효율이 낮은 광고를 없애고 따로 운영했던 광고주를 하나로 통합했다. 즉 광고 효과 및 상품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버릴건 버리고 중복되는 것은 합쳤다는 것이다.
여기에 '톡채널' 등 새로운 광고 상품을 도입키로 했는데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모처럼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BNK투자증권이 예상한 내년 광고 매출은 올해 추정치(5378억원)보다 7% 늘어난 5755억원이다. 내년 전체 광고 매출 가운데 PC온라인 부문은 올해보다 2.5% 증가한 2911억원, 모바일 부문은 12% 증가한 2844억원이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PC 광고의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역성장을 나타나겠지만 기저효과와 구조조정 효과로 연간 기준으로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모바일 광고의 성장으로 전체 광고부문 성장은 7%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콘텐츠, 신성장 동력 '찜'
광고와 함께 주목받는 분야가 콘텐츠다. 카카오는 지난 3월 국내 최대 음악서비스 '멜론' 운영사 로엔 인수를 완료하면서 올 2분기부터 콘텐츠 매출이 껑충 불어난 바 있다. 카카오는 로엔 인수에 힘입어 올해 연결 매출이 1조원에 가까운 932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4989억원)보다 87% 성장한 수치다.
음악과 함께 기대되는 영역이 웹툰과 웹소설, 도서 등 비(非) 음악 콘텐츠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라는 모바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갖고 있는데 이 곳에 전에 볼 수 없었던 기발한 마케팅 기법이 도입되면서 의미있는 수익을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카카오는 올 2분기 연결 매출에 로엔 실적이 반영되면서 콘텐츠 매출이 껑충 뛰기 시작했다. |
유료 수익모델 기반으로 출발한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기다리면 무료'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하루에서 사흘 가량을 기다리면 찜해 놓은 웹툰을 공짜로 볼 수 있는 식이다. 이를 활용하면 이용자의 재방문율 및 유료 전환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카카오는 '친구 초대하면 무료' 등 변형된 마케팅도 적용하고 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3년 전만 해도 카카오페이지 하루활동이용자(DAU)는 3만~4만명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90만명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월 거래액도 이 기간 5억~6억원에서 70억원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에는 카카오페이지에 '캐시프랜즈'란 광고 상품이 탑재될 예정이다. 이는 광고를 보는 이용자에게 사이버머니를 지급하는 것으로, 광고주 입장에선 효율이 높아지고 이용자는 공짜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양측 모두에 매력적인 기법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캐시프랜즈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반응이 뜨겁다"라며 "이를 반영하면 카카오페이지의 창작 생태계가 활발해질 수 있어 창작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가 추진하는 콘텐츠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내년부터 영화와 드라마 등 동영상 콘텐츠를 카카오페이지에 추가할 계획이다. 드라마 '미생' 열풍에서 보듯 원작인 웹툰을 활용한 영화와 드라마 성공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웹툰에 강점을 가진 카카오의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웹툰과 영화 등의 콘텐츠는 이용자 충성도가 높은 분야라 카카오페이지 트래픽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트래픽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광고 매출이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