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대작 '리니지2: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이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흥행 성공을 거두면서 이 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제공한 엔씨소프트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레볼루션으로 엔씨소프트가 거액의 로열티 수익을 챙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출시한 레볼루션의 1개월 매출은 증권가 추정치(1000억원)보다 두배 많은 2060억원을 달성했다. 레볼루션은 출시 14일만에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국내 모바일게임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무엇보다 레볼루션 서비스 기간이 한 달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이용자와 결제자 등 주요 지표가 하락하지 않고 있어 고무적이다. 보통 모바일게임은 출시 이후 2~3주가 지나면 하루활동유저(DAU)나 유료결제자 지표가 떨어지나 레볼루션은 오히려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볼루션이 게임사에 한획을 그을 정도의 성과를 내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엔씨소프트로 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의 지적재산권을 넷마블게임즈에 제공하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기로 계약했는데 그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단 증권업계에선 레볼루션 매출 가운데 10%를 엔씨소프트가 로열티 수익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레볼루션의 최근 한달 매출이 2060억원이라면 ▲유통 플랫폼인 구글(플레이스토어) 및 애플(앱스토어)이 이 가운데 30%(618억원)를 입점 수수료로 떼가고, ▲엔씨소프트는 10%인 206억원을 로열티로 챙긴다는 것이다.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넷마블게임즈는 남은 60%(1236억원)를 개발사이자 자회사인 넷마블네오와 또 다시 분배한다.
레볼루션이 현재와 같은 흥행력을 유지한다면 올 한해 매출은 2조5000억원 달할 전망이다. 이렇게 된다면 엔씨소프트는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올 한해 로열티 수익만으로 2500억원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금액은 레볼루션이 매달 2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1년간 유지해야 가능한 이론적인 수치이나 현재의 흥행 돌풍 기세가 예사롭지 않고 DAU와 결제자 지표가 시간이 갈수록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마다 추정한 엔씨소프트의 로열티 매출은 제각각이나 최소 1238억원(신한금융투자)에서 2439억원(한국투자증권)에 달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레볼루션 외에도 리니지와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등 간판 게임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로열티 수익이 예상된다. 당장 넷마블게임즈는 블레이드앤소울을 활용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 게임은 국내보다 북미·유럽, 중국, 일본 시장에 최적화해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업계에선 레볼루션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모바일 MMOPRG'와 '유명 IP', '대규모 마케팅' 등 3개 요소가 맞아 떨어질 경우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흥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단기적으로 로열티 수익 외에도 넷마블게임즈에 대한 보유 지분가치가 상승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넥슨과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2015년 초에 넷마블게임즈와 주식 맞교환을 통해 지분 8.6%를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가 올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어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율 희석을 감안하더라도 엔씨소프트의 보유 지분가치는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엔씨소프트 주가는 레볼루션 흥행 성과가 공개된 이후 이날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7.8% 급증한 30만9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