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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부활의 명암]①다시 돈이 돈다

  • 2017.02.07(화) 10:10

1월 모집금액 근 2년래 최대
위험 낮춘 구조로 진화 '주효'

지난해 부침을 거듭했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으로 돈이 꾸역꾸역 몰려들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가 불명확한데다 이전보다 리스크를 줄인 새로운 구조의 ELS들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부활을 맛보고 있다. 다만 ELS는 여전히 원금손실이 가능한 금융상품이고 투자위험이 줄었을 뿐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ELS 부활의 명암을 짚어본다.[편집자]

 

작년 ELS 시장은 2015년에 이어 한파가 지속됐다. 그러나 올 1월 들어서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연초부터 발행 규모가 크게 늘어나며 온기가 퍼지고 있다. 단순히 저금리에 따른 투자수요 증가뿐 아니라 한동안 ELS 투자를 꺼리게 만들었던 위험이 다소 반감된 것도 유인으로 꼽힌다. 이를 간파한 일부 증권사는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 갈 곳 잃은 돈, 다시 ELS 노크

 

지난 1월 ELS/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 규모는 총 4조5820억원으로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9조7000억원 이상이 발행됐지만 통상 12월의 경우 퇴직연금 관련 일회성 발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1년 4개월만의 최대치다.

 

ELS 시장은 2015년 중반까지 각광받다 중국 증시 급락과 함께 오랫동안 침체에 빠졌다. 대표 기초자산인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H지수) 급락에 더해 지난해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까지 나오면서 계속 발목이 잡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H지수는 물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유로스톡스 등 글로벌 증시 전반이 반등하면서 ELS 수익률이 호전되면서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전체 발행 규모뿐 아니라 종목형 ELS 비중이 증가한 것도 ELS 투자심리가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시그널로 분석된다. 공모보다 사모 발행 비중이 늘고. 원금 비보장 상품의 비중 또한 다시 증가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유안타증권은 "사실상 근 2년만의 최대 규모란 점에서 2015년 하반기에 촉발된 ELS 감소세가 이제야 어느정도 해소되고 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 시황 개선에 리스크 낮춘 新구조 '주효'

 

ELS 부활은 이처럼 글로벌 증시 흐름이 개선된 덕분도 있지만 ELS를 발행하는 증권사들의 변화 노력도 한동안 ELS를 꺼리던 투자자들을 다시 불러모았다.

 

한때 기초자산 급락으로 손실구간에 진입하는 '낙인(Knock-in)'이 발생하면서 ELS 투자자들도 서둘러 등을 돌리자 증권사들은 과거보다 위험을 낮춘 ELS를 잇따라 선보였다. 이른바 ELS의 진화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도마뱀을 뜻하는 '리자드(Lizard)'라는 이름을 붙인 ELS 판매에 나섰고 최근까지 판매 금액이 급증하고 있다. 리자드 ELS는 원금손실 리스크를 최대한 줄인 ELS로 도마뱀이 위험에 처하면 꼬리를 재빨리 자르고 도망가는 것에서 착안됐다.

 

기존 ELS는 가입 후 6개월에서 1년 안에 기초자산가격이 기준가의 80~90% 이상을 유지해야만 조기상환이 가능하고 이를 이탈할 경우 만기까지 상환이 불가능했다. 반면, 리자드 ELS는 상황조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상대적으로 넉넉한 손실구간(리자드 배리어)에 진입하지 않으면 수익률의 일부만 받고 조기상환을 할 수 있다. 기존 ELS와 구조는 유사하지만 조기상환 기회를 더 늘려 중도상환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ELS분석업체인 ELS리서치에 따르면 리자드형 ELS의 경우 기존의 스텝다운형 ELS보다 평균적으로 손실 가능성을 약 75%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조별 차이는 있지만 손실 방어 능력이 훨씬 더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덜한 위험이 부각되면서 리자드 ELS를 중심으로 그간 저금리로 갈 곳을 잃었던 투자자금이 몰렸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7개월만에 판매액이 1조원을 돌파했고 신한금융투자도 7일 누적 판매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리자드 ELS는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 하락 방어를 하면서도 원금 회수를 통한 유동성을 갖춘 상품으로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상환 규모에 비례해 신규모집에 나서거나 조기상환이 안 될 경우 재평가를 통해 높은 쿠폰을 주는 등 ELS 변화시도는 올해를 기대하게 하는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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