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결제 수단으로 관심을 모은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이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한때 수십개가 난립했으나 현재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5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굵직한 사업 및 서비스 개편, 합종연횡 등 '승부수'를 꺼내며 본게임을 준비하고 있어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지 관심을 모은다. [편집자]
간편결제 시장이 네이버와 카카오·NHN엔터테인먼트·SK플래닛·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서서히 재편되고 있다. 2년 전만해도 인터넷 및 제조, 유통, 카드사 등이 뛰어들면서 '무슨무슨 페이(Pay)' 수가 30여개 달할 정도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단촐하게 정리되고 있다.
특히 주요 인터넷 플랫폼이나 스마트폰 단말기를 기반으로 한 간편결제가 일상 생활에 서서히 침투하며 이용자를 꾸준히 빨아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삼성전자의 대표 스마트폰 '갤럭시' 등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기존 이용자층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메이저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
◇ 네이버페이 압도적 1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들이 PC온라인과 모바일 상에서 많이 사용한 간편결제는 네이버페이·시럽페이·카카오페이·삼성페이·페이코 5개 정도로 꼽힌다.
이 가운데 네이버페이는 PC온라인과 모바일에서 각각 31.8%, 29.5%의 높은 이용자 응답률을 얻어내면서 간편결제 서비스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페이는 경쟁 서비스들을 압도하는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실제 성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지난 2015년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쇼핑과 연동 및 편의성 등에 힘입어 서비스 18개월만인 작년말 기준 누적 가입자 2100만명 기록했다. 가입자 수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가맹점 수는 13만개, 최근 월평균 거래액 4000억원, 누적 거래액 4조80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가 지난 2014년 9월에 내놓은 '카카오페이'도 국내 가입자 3800만명 규모의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2월 기준 1400만명으로, 가입자 기준으로 네이버페이에 이어 2위다. 가맹점수 1600여개, 월 거래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택시 등 O2O 신규 서비스에 카카오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접목하면서 이용자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 '멜론'에 카카오페이를 통한 결제 서비스를 접목했다.
▲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유선과 무선 상에서 네이버페이와 시럽페이·카카오페이·삼성페이·페이코 5개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한 응답률이 공통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도 온오프라인 통합 결제 및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주요 서비스로 부상했다. 올 1월 기준 페이코 누적 결제자수는 540만명, 월 결제액 1100억원을 달성했다. 온라인 가맹점수 약 10만개, 오프라인은 1만5000개에 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는 2월 현재 누적 이용자수 500만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8월 출시된 삼성페이는 그동안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되었으나 내달 출시할 새로운 버전에선 안드로이드폰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서비스 영역을 대폭 넓힌다.
◇ 중국 알리페이 가세..격전 예고
간편결제 시장이 5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업체들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난립기를 거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이제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한 본게임 모드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초 중국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페이가 카카오와 손을 잡고 파상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국내와 해외 업체간 확전 양상을 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알리페이의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 서비스그룹은 최근 카카오페이(카카오의 신설 자회사)에 2억달러(2300억원)를 투자키로 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 알리페이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은 21일 카카오페이에 2억달러를 투자키로 하고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
앞서 카카오는 지난 1월 이사회를 통해 핀테크 사업부문을 분리, 독립법인인 카카오페이를 신설하기로 하고 류영준 현 카카오 핀테크사업 총괄 부사장을 새 법인 대표로 내정했다. 카카오가 현물출자를 통해 지분 100%를 가진 신설법인 카카오페이를 설립하고 이 회사가 알리페이로부터 투자 유치 및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다.
알리페이는 올해초 법인 설립 및 팀 조직구성 등을 마련하고 한국 결제 환경에 맞는 서비스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간편결제는 이용자와 가맹점 수 등 규모의 경쟁력이 필수인만큼 중국 1위 서비스인 알리페이의 공격적인 행보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네이버페이의 우세 속에 카카오페이, 페이코, 삼성페이의 추격. 그리고 알리페이까지 한국 진출을 선언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이 신규 서비스, O2O 플랫폼, 분사 및 제휴 등에 기반하여 마지막 총력을 쏟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결제시장의 주도권은 결국 1~2개 업체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여러 결제서비스를 중복해 사용하기 번거롭다는 점, 이용자가 받을 수 있는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도 1~2개 플랫폼에서 사용해야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