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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점령당한 증시]①발목 꽉 잡혔다

  • 2017.03.07(화) 10:18

사드 리스크 본격화…증시 2100선 돌파 '주춤'
對中 수출 타격 제한불구, 장기화 염두에 둬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먹구름이 증시도 덮쳤다. 1년 전부터 등장한 사드 바람은 중국의 전방위 보복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올해 들어 더욱 강하게 휘몰아치고 있다. 유커주로 대변되는 내수주들이 당장 된서리를 맞고 있고, 향후 대중국 수출에 미칠 여파도 초미의 관심사다. 앞으로가 더욱 문제인 사드 악재에 따른 시장 구도와 전망을 짚어봤다.[편집자]

 

지난해 미국의 한국 사드 배치 논의 때만 해도 찻잔 속 태풍에 그쳤던 사드 리스크가 올해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2100선 돌파를 노리던 코스피는 지난주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 소식이 전해진 후 2070선까지 후퇴했다.


아직 대중국 수출 타격이 현실화되지 않고 있지만 서비스 교역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사드 실전 배치와 관련해 중국 내 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드 재료는 계속 증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 사드 보복 현실화…증시도 주춤

 

사드 리스크가 불거질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유효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대북 리스크와 비슷할 것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우려했던 사드 악재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국 내 한류를 금지하는 한한령이 표면화하고 있고,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입 규제가 잇따랐다.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을 상대로 한 보복성 조치가 4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3개 항공사의 전세기 취항 신청 불허부터 한국산 폴리아세틸과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조사, 한국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 전기차 보조금 제외 등도 중국의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사드 부지를 제공하기로 롯데는 직접적인 제재 포화를 맞고 있다.

 

이런 여파는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지난주 베이징에 이어 다른 중국 지역으로도 한국 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호텔신라가 13%나 급락했다. 롯데그룹주도 롯데푸드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21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도 2070선까지 후퇴한 상태다.


◇ 對中 수출 타격 제한적 '위안'

 

다행히 아직까지 중국은 가장 우려됐던 직접적인 무역 보복 조치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중국은 과거에도 국가 간 갈등이 빚어질 경우 수입금지 조치에 나서거나 높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국내 역시 2000년 한국 정부가 마늘 농가 보호를 위해 중국산 마늘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중단시킨 바 있다.

 

서비스 관련 부문과 다르게 대중국 수출은 지난 1월 전년대비 13.4% 늘고, 2월에는 30% 가까이 급증하는 등 별다른 영향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대중국 수출이 가장 부진했던 품목은 정보기술(IT)로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전년대비 35.9%, 무선통신기기는 14.1% 감소세를 보였지만 중국 측의 주요 보복 조치 대상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당장 서비스 부문에서 수출 부문으로 중국 측의 보복 조치가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5월 실전 배치 분수령…장기화 우려 

 

그러나 중국의 적극적인 보복 제재가 앞으로도 계속 잇따를 수 있다는 점은 증시 전반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사드가 실전에 배치되는 올 5~7월 전후로 중국의 보복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는 물론 중국 내 반한 감정 확산이나 실제 수입제재에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의 주가는 당분간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관련 산업 후유증이 장기화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면세점, 카지노 등 인바운드 산업은 중국인 관광객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 중국인의 한국 관광 제재가 본격화되면 직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간 분쟁 당시 중국 정부가 일본 관광 금지령을 내린 후 방일 중국인 수가 급감했고, 평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11개월 가량이 걸렸다.

 

KB증권은 "사드 배치는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정치적 마찰을 야기하기 때문에 대중국 무역관계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며 "국내 대선 시기와 결과, 차기 정권의 사드 배치에 대한 스탠스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어 향후 전략 방향을 모색하기도 어려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유안타증권은 "2012년 9월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 영토분쟁과 지난해 1월 대만과의 양안 긴장이 고조됐던 차이잉원 총통 당선 당시 모두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관련 기업 주가 하락이 나타났지만 주가 지수는 모두 상승했다"며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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