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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치 이끈 외국인 계속 믿어도 될까?

  • 2017.05.12(금) 10:52

유럽계 자금 추정…외국 쪽 시각 여전히 밝아
'단기자금 성격 강하다' 우려도…환율도 변수

코스피지수가 조정 하루 만에 2300선에 다시 근접하며 사상 최고치 랠리에 재시동을 걸었다. 그 뒤에는 역시 외국인이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한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쓸어 담았고 사상 최고치 경신을 홀로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랠리가 가파른 만큼 외국인이 언제까지 매수 행진을 이어갈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최근 신정부 출범 효과 등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시각은 전반적으로 밝은 편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상당기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상당수가 유럽계로 추정되고 있어 단기 매수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맞서고 있다.

 

 

◇ 유럽계 자금이 최근 상승장 주도 추정

 

외국인은 이번 달 들어 순매수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부터 전날(11일)까지 하루만 빼고 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순매수 규모만 2조4000억원에 달하고, 기간을 석 달로 넓히면 6조원을 넘어선다. 반면 개인은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면서 차익 실현에 치중했고 기관 역시 순매수한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다.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엔 전적으로 외국인의 힘이 작용한 셈이다.

 

외국인이 대량 매수에 나선 데는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확인한 데다 최근 프랑스 대선과 함께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커진 영향이 크다. 최근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 역시 프렉시트 우려로 대기하고 있던 유럽계 자금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은 12조원 이상의 한국 주식을 쓸어 담았고 미국과 함께 유럽계 자금이 선봉에 선 바 있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미국계 자금은 매수세를 지속했지만 영국과 독일 등 유럽계 자금은 매도 우위에 있다가 4월 이후 다시 적극적인 순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 실적 개선과 신정부 출범 기대감 높아

 

외국인들은 실적 등 국내 펀더멘털에 더해 최근 대선을 계기로 한국 주식의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이머징마켓 그룹 회장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전 세계 유권자들이 열망하는 변화의 흐름을 보여줬다"며 "기업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떨쳐내면 한국 기업들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소시에떼제네럴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전보다 분배 정책 등이 강화될 것"이라며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재벌 관련 주식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신들도 한국 증시가 신정부 출범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배런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재벌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대선이 그동안 저평가된 한국 주식시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증권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은 "한국 주식시장이 기술적으로 주요 지점을 돌파하면서 올해와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한국 주식에 투자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상장지수펀드(ETF)"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 단기자금 성격 유의해야…환율 변수

 

다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계속되긴 어렵다는 전망도 맞선다. 최근 대규모로 유입된 자금이 유럽계라면 단기에 머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유럽계 자금의 투자 패턴을 고려할 때 추세적인 유입 여부는 자신하기 어렵다"며 "유럽계 자금은 단기 투자 성격이 강하고 환율 변동에도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랑스 대선 변수는 넘겼지만 내달 8일 예정된 영국 조기 총선이 '하드 브렉시트' 우려를 키울 수도 있다. 

 

유럽계 자금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환율 흐름에 특히 민감하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뎌질 것으로 전망되며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이 역시 외국인 매수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달러가 언제든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엔 변함이 없지만 당장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 글로벌 증시가 다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랠리가 꺾였던 지난 4월에도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서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도 주춤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그간 트럼프 정책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였지만 앞으론 점진적인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아울러 실적시즌이 마무리되고 기대감이 정점을 통과하면서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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