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만 축포를 터트리고 있는 건 아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 전반에 훈풍이 불며 역사적 고점을 넘어선 증시만 10곳에 달하고 있다.
전 세계 증시가 미증유의 시대를 맞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도 한몫하고 있지만 결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 올해 신고가 경신 국가 10곳 달해
지난 4일 2240선으로 올라서면서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쓴 코스피지수는 이튿날 2300선에 근접하면서 랠리를 이어갔다. 지난 10일에는 장중 2300선 돌파 후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한발 물러섰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해석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서 올해 사상 최고치를 맛본 국가는 한국 말고도 또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주요 20개국(G20)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국가는 9곳에 달하고 있다. 지난 2월 캐나다가 가장 먼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3월 미국과 영국, 4월 멕시코, 인도네시아, 인도에 이어 5월 들어서는 터키와 아르헨티나, 독일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수익률도 좋다. 올해 들어 코스피 수익률이 10%를 훌쩍 넘어선 가운데 인도(12.3%)와 독일(9.1%) 등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터키(20.1%)와 아르헨티나(25.4%)는 상승률이 20%가 웃돌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비결은 무엇일까. 코스피지수의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진 덕분이 크다. 대선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사상 최고치 돌파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주된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년째 증가하고 있고 올해 사상 최대치가 예상된다. 순이익 전망치는 130조원을 웃돌고 있다. 기업 실적과 증시가 맥을 같이 하는 셈이다.
이런 흐름은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다른 증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지난해 순이익이 개선됐고 올해 실적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 증시의 경우 지난 2001년 20포인트를 밑돌던 독일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들어 7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터키 MSCI 지수 또한 지난 2015년부터 EPS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며 지난 2001년의 8배에 달하고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도 EPS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면서 올해 최대치까지 치솟으면서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신고가를 경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 가능성때문"이라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9.8배로 과거 5년 평균 수준에 위치하면서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