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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시대]下 별탈 없이 쑥쑥 클까

  • 2017.05.23(화) 10:30

선진국과 달리 판매상품 여전히 제한적
일반 FA와 차별화도 부족…수익성 우려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에서도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시대가 열린다. 2014년 제도 도입이 처음 언급된 후 3년 만이다. IFA 시대를 앞두고 자산관리서비스의 대중화 기대가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플랫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새 제도 도입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제 막이 오르고 있는 IFA 대전의 명과 암을 짚어본다. [편집자]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 도입은 중립적인 상품 선택과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는 물론 자본시장의 금융상품 판매 채널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미 IFA가 일반화된 선진국과는 달리 판매상품이 여전히 제한적이어서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문업에 대한 문턱 자체를 크게 낮추면서 일반 투자자문사와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라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수수료 체계가 제대로 잡힐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 판매상품 제한이 활성화 걸림돌

 

자본금 1억원 이상 IFA는 펀드와 함께 주가연계증권(ELS), 환매조건부채권(RP), 예금 등을 팔 수 있다. 5억원이면 주식과 채권 파생 등의 금융투자상품이 추가되고, 8억원 이상이면 부동산도 취급할 수 있다. 웬만한 금융상품은 모두 다 다룰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보험이나 연금 등은 취급할 수 없어 모든 금융상품에 대해 자문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IFA가 자리를 잡은 선진국과는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영국만 해도 보험이나 장외파생상품은 물론 은퇴, 상속 등의 상담과 연금상품 중개까지 아우를 수 있다. 덕분에 영국 IFA는 펀드 판매는 물론 생명보험과 연금, 퇴직연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IFA도 투자상품 외에 보험과 연금, 모기지(담보대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한다.

 

반면 국내의 경우 보험상품은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문 대상에서 빠졌다.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신탁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의 경우 편입자산이 등록단위별 자문대상 자산에 해당해야만 자문할 수 있다.

 

다양한 금융상품의 자문을 받으려면 자본금 규모가 큰 IFA를 찾아야 하는데 최소 자본 요건만 갖춘 IFA 위주로 초기 시장이 형성된다고 본다면 결국 펀드나 ELS 등 최저 자기자본에 해당하는 일부 상품으로 자문 대상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고객군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초고액자산가의 경우 서비스나 상품군이 다양한 기존 금융회사 소속 재무상담사(PB)를 여전히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 투자자들 역시 당장 IFA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작아 결국 기존 자산관리서비스 질에 만족하지 못한 일부 고액 자산가들이 주된 고객층이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 1억원 이상 IFA는 펀드나 ELS 등으로 자문상품이 한정되는 만큼 다양한 투자상품을 안내받을 수 있는 기존 투자자문 서비스와는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IFA 도입 초기엔 펀드나 특정 투자상품으로 제한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 자료: 포트코리아투자자문

 

◇ 수수료 체계도 오리무중…수익성 우려

 

결국 이런 한계점들은 IFA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물음표를 단다.

 

가장 먼저 일반 금융회사에 속하지 않은 IFA들이 직접 발품을 팔거나 다양한 금융회사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공략할 계획이지만 그에 따른 수수료를 크게 높이기 힘들어 수익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IFA가 도입되면 기본적인 수수료가 싼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상품자문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단 고액 자산가들 외에는 아직 국내는 금융상품 판매와 자문 수수료를 따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클 수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이 시간당 몇만원 형태의 수수료를 선뜻 지급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성과보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건당 자문료를 지급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자문에 자신감이 있는 업자의 경우 수수료를 업계 평균보다 높게 받으려 하겠지만 고객 유인을 위해서는 기존 자문수수료와 비슷한 수준이나 오히려 낮은 수준에서 수수료가 책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일반 투자자문업자와 비교할 때 장점 또한 확연치 않다. IFA는 독립성 요건이 까다로워 특정 금융회사 상품을 한정하거나 이에 따른 수수료 등의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없다.

 

반면 IFA 도입과 함께 설립 문턱이 1억원으로 크게 낮아진 일반 투자자문업자의 경우 특정상품에 한정한 자문은 물론 경제적 이익도 취할 수 있다. 금융회사에 속해있는 투자권유대행인도 마찬가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다 중립적인 IFA를 선호하긴 하겠지만 기존 투자자문사의 경우 IFA로 전환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금융회사에 다니다 퇴직하거나 기존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요건을 갖춰 IFA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더 높다. 최근 열린 IFA 플랫폼 설명회 참석자들의 면면을 봐도 대부분 기존 보험설계사나 전문성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면서 제도권 밖에서 금융상품을 팔아온 전문가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IFA에 대한 투자자의 눈높이 자체가 낮아지면서 기존 투자자문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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