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365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해 말 2026.46으로 폐장했던 코스피지수는 올해 상반기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2391.79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983년 지수 산출 이후 처음으로 7개월 연속 상승장을 기록했고, 지난달 29일에는 장중 2402.80까지 오르면서 2400시대를 열었다.
코스피지수가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기업 실적 전망도 밝아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저유가가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수출+실적+밸류에이션' 3박자
증권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2500~26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실적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상장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다시 상향 조정되면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200 종목의 2017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5월 말 180조원에서 최근 184조원으로 올랐다.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해소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배당 확대와 스튜어드십 코드 등 주주 친화적 정책에 속도가 붙고 있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은 "최근 증시 환경은 경기와 물가, IT 발전 등에서 1990년대 골디락스 경제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 안정적으로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 저유가, 수출·실적 끌어내릴 수도
물론 변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큰 가운데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과 국제유가 하락도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악재로 꼽힌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꾸준히 금리인상 행보를 이어가면서 이르면 올해 하반기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한국 증시를 급격히 이탈하진 않겠지만 금리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우리나라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가도 복병이 될 수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최근 올해 최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했다.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에 들어갔지만 미국 정유사들이 공급을 늘리면서 국제유가는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은 당장 국내 수출 전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를 이끌었던 신흥국의 수요 회복세가 주춤할 경우 수출 둔화와 함께 기업 실적을 끌어내릴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과 수출 둔화는 상장기업 실적에 대표적인 악재로 작용한다"면서 "매년 반복됐던 하반기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이 올해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