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를 끝낸 코스피 시장이 40포인트 가까이 오르면서 단숨에 2430선을 회복했다. 연휴 전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진 데다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쌓인 호재들이 한꺼번에 반영된 덕분이다.
다만 앞으로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함께 3분기 실적시즌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이익 모멘텀이 업종 전반으로 확산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맞서고 있다.
◇ 연휴 전부터 몸사린 코스피 '빅 점프'
전날(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34포인트, 1.64% 오른 2433.81로 장을 마쳤다. 지난 7월 27일 종가인 2443.24 이후 최고치다. 코스피200 지수는 2% 가까이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가 급등한 이유는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 전반이 많이 오른 덕분이다. 글로벌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경기 회복 기대를 높였다. 특히 미국은 고용지표가 양호했던 데다 9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산업생산도 활발했다.
연휴 직전까지 국내 증시만 오르지 못했던 것도 반영됐다. 지난달 2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규모 축소 계획 발표와 함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이 올랐지만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연휴 요인 외에 증시를 끌어 올린 호재는 또 있다. 3분기 실적 기대감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1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10월 실적시즌 개막과 함께 실적 기대감도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다.
◇ 이익 쏠림현상 실적 기대 반감
다만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3분기 실적 기대감은 높지만 이익 모멘텀 확산이나 글로벌 경기회복의 연속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실적시즌 전망은 양호하지만 업종별로 차이가 크다. 그간 코스피 시장의 상승을 이끈 정보기술(IT)주는 이익 모멘텀이 꾸준하지만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익 모멘텀 쏠림현상이 여전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만 봐도 수출 기업은 전월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내수기업은 밑돌았다. 이달 역시 비슷한 흐름이 예상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실적시즌을 앞두고 코스피 이익수정비율은 상승하고 있지만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높아지지 못하고 있다"며 "실적 상향 조정이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코스피의 전고점 돌파는 가능하겠지만 상승 추세 복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관련주들도 기술적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최근 영업이익 증가율보다 주가 상승률이 훨씬 더 높아 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 내년 이후 글로벌 경기 흐름 살펴야
글로벌 경기 회복세 역시 시계가 완전히 밝은 것만은 아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노선을 강화하면서 북한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8일 중국의 19차 공산당 대회, 11월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방문 등으로 북한을 둘러싼 긴장감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 추세에 있지만 내년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간 간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하라는 조언이다. NH투자증권은 "내년엔 선진국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포트폴리오를 펼치기보다는 조금씩 압축하면서 연말 장을 맞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