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주식 거래가 정지 중인 대우조선해양의 거래 재개 여부가 이번 주말 결정된다.
올해 3분기에도 흑자가 예상되는 등 그간 재무구조 개선을 고려하면 거래가 재개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대규모 분식회계에 따른 신뢰 문제가 여전한 데다 영구채 규모가 2조3000억원에 달해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재무구조 개선에 기대 '솔솔'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15일 5조원에 달하는 분식회계 혐의로 주식 거래가 중지된 후 지금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29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1년간 부여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개선 기간이 끝났지만 10월 연휴 등으로 거래 재개 여부는 오는 27일까지 결정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 적격성을 인정받으면 이달 말 거래가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반면 적격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될 수도 있다.
일단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 회계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으면서 큰 부담을 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3월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의견을 받으면서 상장 적신호가 켜졌던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반기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 의견이 절실했고 결국 한시름을 놓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거래중지 기간 동안 자본구조를 지속적으로 변경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상증자와 출자전환, 주식소각을 통해 4조4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고 자산매각을 통한 구조조정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 흑자 기조 유지는 일단 안심
거래 재개 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실적도 일단은 개선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조2646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고 3분기에도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프투자증권은 "3분기에도 흑자를 유지하면 재무구조는 물론 실적에서도 구조조정 효과가 입증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그간 부진의 이유로 꼽혔던 해양 플랜트 매출 비중이 줄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매출 비중이 높아진 것도 긍정적이다. 케이프증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사상 최악의 영업이익률(-13.8%)을 기록한 2015년에는 해양 플랜트 매출이 54%에 달했지만 올해는 30%대로 떨어졌다.
대신 한국 조선업이 가장 독보적인 수주 실적을 보유하면서 수익도 안정적인 LNG 운반선 매출은 40%까지 높아졌다. 최근 수익성 우려가 줄고 부채비율도 개선되면서 그간 대우조선해양과 거래를 꺼렸던 업체들이 발주를 늘릴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 영구채 과중 부담 지적
다만 상장폐지 가능성 또한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르면서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2조3000억원가량이 주식이 영구채로 전환된 것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지 있지 않은 자본증권으로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이자만 지급하기 때문에 이를 자본으로 인정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일단 국내외 회계규정 상 자본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엄연히 채권이란 점에서 영구채 발행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영구채의 경우 발행회사가 부도가 나면 다른 채권보다 상환 순위가 밀리게 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지배주주 자본은 4조2000억원가량으로 이 가운데 영구채를 빼면 2조원 밑으로 낮아지게 된다. 대우조선해양 영구채의 경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있어 실제 행사가 이뤄지면 주식 수가 늘면서 주가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