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는 사이 코스닥의 상대적 소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코스닥도 10월 들어 많이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지난해 넘나들던 700선을 쉽게 넘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의 저평가 매력이 커지고 있는 데다 정책 호재까지 더해지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라는 조언이 늘고 있다. 올해 상승분이 셀트리온에 집중됐다는 점도 순환매를 통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코스피에 비해 초라한 성과
올해 들어 코스피는 전날(1일)까지 530포인트나 상승했다. 상승률은 무려 26.2%에 달했다. 반면 코스닥은 10% 오르는 데 그쳤다. 절대적인 상승 폭은 적진 않았지만 코스피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특히 코스피는 역사적 고점을 무섭게 갈아치우고 있지만 코스닥은 직전 고점은 물론 700선 위로 올라섰던 지난해보다 못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하반기 들어서는 코스닥도 힘을 내고 있다. 10월 들어서는 6.6% 오르며 코스피(6.8%)와 상승률이 엇비슷했다.
그러나 코스피 이전을 앞둔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상승률이 2%대로 뚝 떨어진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규모는 7106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셀트리온이 4102억원, 57.7%에 달했다.
▲ 10월 10일(0D) 전후 코스닥과 셀트리온을 제외한 코스닥 지수 추이 |
◇ 정책 호재 이제 막 반영…저평가 매력도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사례가 보여주듯 코스닥의 소외 현상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코스닥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은 꾸준히 나온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사드 역풍 완화 등 증시 전반적인 분위기가 우호적인 데다 코스닥만의 매력이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코스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 및 벤처 중심 경제정책에 대한 수혜가 점쳐졌다. 하지만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장기간 공석에 놓이면서 밑그림만 그려놓은 상태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시사하면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와 함께 테슬라 요건 등을 통한 상장 요건 완화, 세제혜택 확대 등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코스닥은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도 관계가 밀접하다. 하나금융투자는 "4차 산업혁명 플랫폼 혁명과 관련한 비즈니스가 모두 네트워크 기술에 기반을 둔다"면서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하는 시스코와 코스닥 간 뚜렷한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기술 트렌드 변화가 유효하고, 코스닥 내부 플랫폼과 네트워크 신기술 간의 접점이 계속되는 한 코스닥 역시 구조적 침체를 반복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다른 종목은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도 주목받고 있다. 코스피처럼 업종 전반으로 순환매가 확산할 수 있는 여력도 갖춰졌다는 평가다.
◇ 연말 양도소득세 과세도 단기 이슈
다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양도소득세 과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 확대 가능성은 남아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양도소득세와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연말이면 어김없이 주식을 팔았고, 그때마다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대주주를 평가하는 기준이 12월 말 시점이어서 연말에 팔았다가 연초에 다시 사는 구조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11월에 매수세가 주춤하다가 12월에는 순매도하는 패턴을 지속했다. 게다가 정부가 2022년에 대주주 기준을 시가총액 3억원으로 강화하면서 과세 대상이 추가로 확대된 만큼 비슷한 패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기업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도 내년 1월 1일부터 매매차익 대주주 과세 대상이 된다.
다만 내년 1월 들어서는 다시 강세를 보이는 패턴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 예년처럼 단기 이슈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외국인 과세의 경우 조세회피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국내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조세 조약을 맺고 있다"며 "코스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는 기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