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 주식시장(K-OTC)에 벤처캐피털을 비롯한 전문 투자자들만 참여하는 시장이 생긴다. 장외 주식시장 종목에 대한 투자 정보도 대폭 확충한다.
코스피나 코스닥 기업공개(IPO) 전 중간 단계 회수시장을 더 활성화해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자는 취지다.
◇ 전문 투자자 시장 새로 만든다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는 14일 '비상장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일 발표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의 후속 조치다.
우선 금투협이 운영 중인 K-OTC 시장에 전문가 전용 플랫폼을 신설해 벤처캐피털과 기관 투자자, 전문 엔젤투자자 등 전문 투자자들의 참여를 확대한다. K-OTC 거래 문턱도 대폭 낮춘다. 지금은 K-OTC에서 거래하려면 통일규격증권 발행과 예탁 지정 등이 필요하지만 두 가지 요건 모두 없앴다.
주식 이외 사모펀드(PEF)와 창업투자조합의 지분증권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다자간 상대매매 외에 협의거래와 경매 등 매매 방식도 다양화한다. 전문가 전용 플랫폼 거래 기업에 대해선 사업보고서 제출 등 정기·수시공시 의무와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도 없앤다.
◇ 비상장 종목 투자 정도도 확대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정보도 늘린다. 특히 금투협 주관으로 '기술평가정보 제공서비스(Tech Valuation Research)'를 도입한다. 우수기술 기업의 기술을 제대로 평가해 투자 정보를 그만큼 많이 제공하자는 차원이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의 K-OTC 참여와 거래 활성화를 위해 K-OTC 거래 후보기업과 주주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컨설팅도 진행한다.
금융위가 K-OTC 활성화에 나선 이유는 IPO 전 중간 단계 회수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실제로 국내 벤처캐피털 투자 기업의 IPO 소요 기간은 2013년 기준으로 평균 13.8년에 달했다. 그러다 보니 일단 투자를 하면 회수가 어려도 재투자도 쉽지 않았다.
반면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선 장외 비상장 주식 거래가 활발해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금의 중간회수 경로로 자리잡았다. 2012년 5월 나스닥에 상장한 페이스북만 봐도 상장 이전에 이미 1억5000만달러 가치의 주식을 유통했다.
금융위는 "창업 초기 스타트업을 비롯해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이 제도화된 장외 거래 플랫폼에서 투명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되면 중간회수와 재투자라는 모험자본의 선순환 구조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