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9일. 모든 분야에서 타깃(Target)은 필수다. 타깃으로 하는 대상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성공의 첫 번째 요건이다. 사업가든, 전술가든, 정책 입안자든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올해 우리나라 출생자 수는 36만 명, 합계 출산율은 1.06~1.07 정도가 될 전망이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해 평균 한 명의 아이만 낳고 있어 초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출산을 장려하는 출산·육아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내가 받은 혜택만 꼽아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산부인과 병원비 50만원, 각종 영유아 검진과 예방접종 혜택, 육아 지원비 혹은 어린이집 비용 등이 있다.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이렇게 세상 좋아졌는데 둘째 낳아야지."
하지만 모르시는 말씀. 예전보다야 좋아졌지만 한 명은 용감하게 낳았으나 둘을 도저히 못 낳겠다.
사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나를 포함해 주변의 많은 워킹맘은 어린이집이나 출산 비용이 없어서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다. 일과 가정을 둘 다 지킬 자신이 없어서, 일을 위해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다.
출산·육아 정책 대상의 심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줄줄이 내놓는 정책이니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지 않나.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기 일과 삶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동안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돌봄서비스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을 담은 새로운 정책을 제시했다.
워킹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아준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은 1초 정도, 기대감은 제로였다.
태어나는 아이는 별로 없다는데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갈 곳이 없어 대기가 줄줄인데 사회적 돌봄서비스를 얼마나 제대로 할 것이며, 법정 근로시간도 안 지켜지는 마당에 부모의 근로시간을 어떻게 단축하겠다는 얘긴가.
강제성 없이는 사기업에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는 빛 좋은 개살구다. 솔직히 이번에도 '사기업에 다니는 우리 부부는 또 뼈 빠지게 벌어 세금만 왕창 내고, 혜택을 온전히 챙길 수 있는 공무원들 좋은 일만 시키겠구나'라고 비아냥거렸다.
정책의 대상자가 진심으로 필요한 사항을, 정책을 현장에서 실천할 사기업의 현실을, 돌봄서비스의 실정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내놓은 정책이라는 생각뿐이었다.
내 연금상품의 타깃은?
연금상품에도 확실한 목표가 필요하다. 어떠한 재테크 상품보다도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만큼 확실한 투자 목적과 목표 시점, 목표 수익률 등을 잡아야 한다.
나의 퇴직금 혹은 나의 노후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원금 보장형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에 가입할 때도 원리금 보장을 위해 확정급여형(DB)을 선택하는 직장인이 여전히 많다. 개인연금 역시 마찬가지다. 예금·적금을 택해 내 노후 자산을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지금의 100만원이 연금 수령 시점인 20~30년 후에 과연 얼마의 가치를 가질까. 거꾸로 20년 전 월급 100만원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만했던 시절이었으니 알 만하다.
돈을 쥐고 있으면 시간과 함께 가치는 떨어진다. 물가와 함께 연동할 수 있으려면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확보해야 한다. 내 노후 자산 100만원이 20년 후 적어도 지금의 100만원의 가치를 할 수 있도록 상품 탐색에 들어가자.
개인적으로는 연금펀드를 추천한다. 국내주식, 해외주식, 채권, 환율, 원유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고 시장변화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정하거나 펀드를 갈아타면 된다. 투자자의 투자 성향에 맞춰 전문가가 알아서 여러 자산에 투자하는 자산 배분형 펀드를 이용하면 편하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인컴펀드도 좋다. 인컴펀드는 고배당 주식, 고금리 해외채권 등에 투자해 시세차익보다는 배당, 이자 등 정기적인 수익을 투자목적으로 하는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이다.
최근에는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투자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라이프사이클 펀드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연금상품 투자자가 20대일 수도, 50대일 수도 있으니 투자 기간과 목표에 맞게 투자 전략을 변경하는 구조다.
날 타깃팅한 펀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TDF(Target Date Fund, 타깃데이트 펀드)는 대표적인 라이프사이클 펀드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 일로 잡고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형태로 운용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20년 전 도입돼 1000조원 이상 팔린 연금상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세를 불리고 있다.
예를 들어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기간이 긴 20~30대 사회 초창기 투자자의 경우 주식 비중을 높여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높여 안정적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기존 자산 배분형 펀드는 투자 성향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 은퇴 시점과 관계없이 모든 투자자의 자산을 일률적으로 운용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TDF는 생애주기와 은퇴 시점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위험자산 비중을 조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은퇴 시점과 더해 투자자의 투자 성향을 반영해 은퇴 시점을 늘리거나 앞당겨 설정해 좀 더 공격적이거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최근엔 TDF에 이어 인출식 연금펀드도 선보이고 있다.
은퇴 시기는 빨라지는데 살아야 할 날은 오히려 늘어나다 보니 연금을 유지하면서도 은퇴 자산을 조금씩 빼서 쓰면서 필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어떻게 퇴사할지 모르는데 연금펀드가 가당 키냐 하냐는 워킹맘에게도 최적의 상품일 듯하다.
투자자가 원하는 필요와 삶의 사이클에 맞춘 다양한 상품들이 계속 선보이고 있는 만큼 관심 있게 살펴보면서 내 노후자금을 불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