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을 앞두고 증시 관심이 높다. 관심의 무게중심은 액면분할에 따른 삼성전자 주가 영향에서 삼성전자 거래 정지에 따른 시장 파급으로 이동한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외국처럼 거래 정지 없는 액면 분할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국내에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으로 결국 관건은 거래 정지 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거래 정지 시 파급력 '상상초월'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주식분할을 결정했고 한국거래소는 이에 따른 시장 영향 대응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주식분할시 매매 거래 정지가 불가피한데 삼성전자의 경우 시총 규모만큼 시장 파급력이 워낙 크게 때문에 이에 따른 개별 시장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과거 SK텔레콤의 액면분할 당시에도 거래 정지 기간이 이틀에 불과했지만 시장에 일부 영향이 나타났다. 지난 2000년 4월 20일 당시 시가총액 2위인 동시에 코스피 200 비중이 9%에 달했던 SK텔레콤의 매매가 정지된 사이 차익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프로그램 매출 청산이 나타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가총액 1위인 데다 코스피 200 지수내 시총 비중은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26%에 달한다. 2위인 SK하이닉스가 4.5%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파급력이다. 개별 주식 선물 시장에서의 일평균 거래대금 또한 3269억원으로 하이닉스(1199억원)의 3배에 육박한다.
특히 최근에 거래가 활발한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기초지수에 삼성전자가 포함된 종목 수가 84종목에 달하고 비중 또한 최대 27%에 달하면서 압도적이다.
◇ 미국 거래정지 없어…상장일 주가도 안정
삼성전자의 거래 정지 예정 기간은 오는 4월 25일부터 5월 15일까지 3주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 액면분할의 경우 거래 정지 기간 없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액면분할 시 거래정지가 없는 제도가 존재한다. SK증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액면분할 공시는 났지만 아직 신주로 발행되지 않았을 때 거래하는 발행일 전 거래(WI, When Issued)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WI 제도에서는 구주권을 매수하는 사람에게 차용증서(Due Bill)를 주고 액면분할 완료 시 신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WI 제도를 활동하면 거래 정지 기간이 발생하지 않고 거래 정지로 인한 변동성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증권은 국내 기업들의 경우 액면분할로 인한 거래 정지 후 상장일 주가 변동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미국은 주가 변동성에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 단축 기간 관심…가능한 최소화 기대
하지만 현재로서는 거래 정지 없는 소위 무정차 거래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은 제도적, 기술적인 제약으로 거래 정지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거래 정지에 따른 충격을 최소하하는 한편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래 정지 기간을 기존보다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일주일 안쪽으로 크게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금주 중 주식분할로 인한 매매 정지 기간 축소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도 거래 정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거래정지일 이전부터 시장 매물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전망이다.
KB증권은 과거 SK텔레콤 액면 분할 시 프로그램 매도가 일정하게 나왔고 코스피 주체별 투자자 모두 매도를 보였다며 삼성전자 역시 투자자들이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 전체적으로 해당 기간에 매물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