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가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이머징 시장 전반이 맥을 못 추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도 증시는 한동안 베트남이나 브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무역분쟁 이후 펀더멘털이 부각되며 반전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머징 간 차별화에 대한 조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 투자 전망도 밝다는 평가다.
◇ 이머징 조정 속 홀로 역주행
인도 센섹스 지수는 전날(21일) 3만84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지속했다. 연초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두 달여 가량 조정을 겪었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여파에도 꼿꼿하게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나 인도 증시 흐름은 여타 이머징 증시와 대조를 이룬다. 미중 무역분쟁 당사자인 중국은 물론 인도네시아, 베트남 증시 등 이머징 증시 전반이 연초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려왔고 터키 위기로 재차 부침을 겪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일부 제기되면서 이머징 증시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하며 경고음도 지속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신흥국 금융불안의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며 위험자산 노출도를 점진적으로 줄여갈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 올 1분기 GDP, 중국 앞질러
이런 와중에 대표적인 이머징 증시에 속하는 인도 홀로 견조한 데는 인도 자체의 펀더멘털 요인이 확실하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권고되는 이머징 차별화의 대표주자가 된 셈이다.
인도는 올해 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7%를 기록하면서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은 같은 기간 중국(6.8%)을 크게 웃돌았다. GDP가 양호한 데는 인도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집중하면서 고정자산 투자가 크게 늘어는 여향이 컸다. 민간 소비 역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증시 동력인 인도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증시 매력을 높였다. 실제로 한동안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들의 매물 강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인프라 정책 기대에 정치 리스크도 적어
인도 정부는 제조업 육성 중심의 개혁 정책과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면서 향후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총선이 예정돼 있지만 기존 나렌드라 모디 정권이 안정적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정치 리스크가 낮은 점도 장점이다.
NH투자증권은 "인도 정부가 화폐개혁을 통해 조세 수입을 늘렸고 이를 통해 제조업 육성 기반이 되는 인프라 지출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모디 총리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책 효과를 감안할 때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인도 역시 야당에서 모디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지만 오히려 연립 여당의 결속력이 여전히 탄탄함이 증명됐다"며 "신흥국 증시 불확실성 요인인 정치 리스크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6,7월 터키와 멕시코 증시는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됐고 브라질 역시 올해 10월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보수적인 투자가 권고되고 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유가상승 여파 등으로 인도 루피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환율 변동성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