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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올해도 역시나!' 잭슨홀 마법

  • 2018.08.28(화) 10:55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와이오밍주가 있습니다. 와이오밍주의 그랜드티턴국립공원에는 잭슨홀이란 한적한 산골 마을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침엽수들이 우거지며 웅장한 경관을 자랑하는 잭슨홀은 야생동물의 천국인 동시에 고도가 해발 2100미터에 달하면서 미국 최고의 스키 리조트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잭슨홀이 유명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매년 8월 말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과 저명한 석학들이 한데 모여 회의를 열기 때문인데요. 바로 잭슨홀 미팅입니다.

 

잭슨홀 회의를 추죄하는 곳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으로, 빼어난 경관의 휴양지에서 갖는 회의인 만큼 친목을 도모하는 의미도 크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거시경제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1978년 첫 회의 개최 후 1985년까지는 주로 미국의 농업 관련 주제를 다루다 1986년부터 본격적으로 국제 경제 심포지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특히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이 대거 참석하고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찾아와 통화정책은 물론 거시경제 전반 대한 넓은 혜안을 제공하면서 잭슨홀 회의가 열릴 때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곤 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기 3년 전인 2005년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특히 최근 수년 동안 잭슨홀 회의는 시장에 호재로 작용해왔는데요. 금융위기 이후 잭슨홀 회의에서 나온 진단들이 긴축보다는 완화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입니다.

 

2010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2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언급했고 2012년에는 3차 양적완화를 암시했습니다. 2014년에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를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10~2014년 잭슨홀 회의 이후 세계 주식시장은 평균 3% 내외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물론 2015~2016년의 경우에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던 시기였던 만큼 이런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잭슨홀 회의 이후 평균 2% 가까이 내렸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에는 미국 연준의 자산 축소와 ECB의 양적완화 논의가 있었던 시기였음에도 잭슨홀 회의에서 관련 언급이 나오지 않으면서 증시도 크게 올랐는데요.

 

그렇다면 바로 지난 주말 잭슨홀 회의가 마무리된 올해는 어떨까요. 이미 미국이 금리 인상을 꾸준히 해왔던 상황이고 무역분쟁이라는 변수까지 맞물려있었지만 연준 의장으로서 잭슨홀 처음 방문한 제롬 파월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발언 자체는 중립적이었지만 견고한 미국 경제 상황을 재확인해주는 동시에 일부에서 우려했던 인플레이션 걱정을 덜어줬기 때문인데요.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습니다.

 

어찌 보면 최근 시장의 분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내용이었지만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한 발언이란 점에서 시장도 크게 반응한 셈인데요. 과도하게 위축돼 있는 시장에 올해도 잭슨홀 회의의 마법이 일부 통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때마침 미국과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타결 소식에 훈풍이 지속된 만큼 시장이 반전 분위기를 좀 더 이어가길 고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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