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신용 거래 시장이 신용거래융자만 크게 성장하고 신용거래대주는 쪼그라드는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신용거래대주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가 가능하지만 제한된 인프라로 인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신용거래 제도가 균형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활용도가 매우 저조한 신용거래대주 재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식 신용거래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신용공여를 통해 이뤄지는 주식거래를 말한다. 투자자가 거래하는 증권사에 보증금을 납입하고 주식 매수 대금이나 매도하려는 유가증권을 빌려 거래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식 매입을 위해 자금을 차입하는 행위는 신용거래융자이고, 주식매도를 위해 유가증권을 차입하는 행위는 신용거래대주에 해당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1조8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신용거래대주 잔액은 132억원에 불과해 두 거래가 대칭적으로 설정돼 있음에도 거대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두 거래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대칭적인 구조로 설계된 제도이고 도입 취지나 경제적 기능이 흡사함에도 신용거래대주 활용도가 떨어져 문제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용거래대주는 개인투자자들이 현실적으로 활용 가능한 유일한 공매도 전략이란 점에서 활성화를 주문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고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주십을 차입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의 신용도가 기관 투자자에 비해 낮아 사실상 고액 자산가를 제외하고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빌릴 수 있는 경로는 신용거래대주 서비스가 유일하다.
황 연구위원은 "그럼에도 신용거래대주 서비스를 통해 빌릴 수 있는 주식은 종목과 수량에 제약이 많아 원하는 종목을 필요한 수량만큼 차입하는 것이 곤란해 공매도가 일상적으로 활용 가능한 거래전략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르면 신용거래대주 재원으로 활용되는 주식이 신용거래융자 담보주식만으로 한정돼 있고 이 역시 고객의 대주재원 활용 동의를 해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주식대차에 대한 높은 진입장벽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식을 원하는 수량으로 대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용거래가 양방향으로 활발한 일본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거래 비중이 높고 신용거래 관련 인프라가 잘 정비된 것에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일본처럼 증권사 외에 일원화된 대주 공급 주체를 육성하고 대주재원 확보를 위해 차입이나 담보물 활용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다양한 경로 모색을 제안했다.
신용위험 관리 방식도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은 억제하되 지나치게 불편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누진 방식의 증거금 비율 제도와 함께 증거금 중 일부를 현금으로만 납부하도록 요구해 신용위험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