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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증권사의 상장심사' 권한이양이냐 책임전가냐

  • 2018.10.01(월) 15:03

금융당국, 기업 계속성 심사 이관 검토
거래소에서 주관사로…자본시장 활성화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역할 확대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의 상장심사 핵심 권한을 증권사에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장심사 항목 중 기업의 계속성, 투명성, 재무건전성 등을 살펴보는데 이 중 계속성에 대한 판단을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회사에 이관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래소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을 평가하는 투명성과 재무건전성만 판단하고 기업실사를 통한 지속성 평가는 증권회사에 넘기는 것이 주 골자다. 상장 과정에 있어서 주관사의 역할과 권한, 책임을 강화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개편안의 취지다.

하지만 권한을 이양받는 증권회사 입장에서는 그다지 즐거운 일이 아니다. 기업의 존속 여부를 들여다보는 핵심 심사를 넘겨받는다고는 하지만 권한보다는 책임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특히 계속성에 대한 심사는 기업 실사와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 등을 두루 평가해야 하는 작업이라 거래소가 시간이 많이 들고 책임만 큰 업무를 떼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거래소 역시 표면적으로는 권한 축소라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시장에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조용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증권회사 역시 심사 역량을 충분히 갖춘 전문가 집단이기 때문에 기존과 달라질 것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증권회사가 얼마나 객관적으로 주관하는 회사에 대해 심사할 수 있느냐다. 주관사는 해당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이 목표고, 기업은 주관사에게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실 심사, 혹은 비도덕적 심사를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만약 사고가 나면 피해는 또 투자자들의 몫이다. 투자은행(IB) 권한 확대와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좋은 취지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가능성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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