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업계에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뉴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인데요. 증권업계에서는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이 줄을 잇고 있고 최근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새 주인을 만나는 경우도 흔한 일인데, 유독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사실 바로투자증권은 일반 투자자들 중에 모르시는 분이 많을 정도로 증권업계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합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활발하게 태동했던 2008년에 설립됐지만 주로 기업금융 쪽을 특화 한 영업을 해왔는데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본금은 170억원가량, 자기자본은 500억원이 조금 못됩니다. 자기자본이 수조원을 넘나드는 대형 증권사에 비할 바 못되죠.
오히려 카카오페이가 더 익숙할 수 있는데요.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 송금으로 유명한 업체입니다. 카카오가 2014년 만들었고 지난해 4월 자회사로 독립했죠. 현재 이용자만 2300만명에 달합니다. 무엇보다 상대방 계좌번호를 물어보지 않고 대한민국 생활 필수 메신저가 되어버린 카카오톡을 통해 송금을 할 수 있다 보니 저처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도 익히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카카오페이가 증권사를 인수한 이유는 명확한데요. 이미 잘 꾸려진 카카오톡 플랫폼에 금융 서비스를 추가해 적자를 탈피하기 위함입니다. 아시다시피 카카오페이는 무료 송금으로 엄청난 이용자들을 끌어모았지만 수수료를 대신 부담하는 구조로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돈 되는 사업을 함께 영위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이에 더해 간편결제 송금 앱과 연동된 단기 자금을 증권사를 통해 운용할 수 있는데 이는 중국의 알리페이 모델과 유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의 시각은 두 개로 갈립니다. 아직은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하다는 시각과 제2의 키움증권처럼 업계 파이를 한움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카카오페이의 존재감이 크긴 하지만, 시장 지위가 크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라 파급력이 제한될 것이란 회의론이 나오기 마련인데요. 간편송금업무 사용자들이 얼마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페이와 제휴해 모바일로 가입이 가능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신규 계좌 이벤트를 열었지만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CMA 계좌를 만드는 경우가 의외로 많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결국 간편 송금 결제 이용자와 금융 상품 이용자의 잠재적 교집합이 얼마나 클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그럼에도 카카오의 힘을 무시할 순 없는데요. 이미 카카오는 인터넷은행에 진출해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습니다. 가입자 수 증가세가 초기만큼 폭발적이진 않지만 편리함을 무기로 한 인터넷은행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증권사까지 아우르며 은행과 증권의 연계 서비스가 가능해졌습니다.
카카오의 자회사는 아니지만 증권 서비스 앱인 카카오스탁의 개발과 운영을 하는 두나무도 카카오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카카오스탁의 지난 상반기 기준 누적 거래액은 42조원을 넘어서며 1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누적 회원수는 220만명, 누적 다운로드는 250만건을 기록했고 지난해 9월부터 모든 연령대의 고른 지지를 얻으며 구글 플레이스토어 금융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2의 키움증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온라인 증권사로 시작한 후 사업을 확장하며 독보적 입지를 굳히고 있는 키움증권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입니다.
카카오페이와 비슷한 토스 역시 비슷한 사업 모델을 공격적 확장해가고 있죠. 비대면 영업 쪽에 강한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도리어 더 긴장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무엇보다 '카카오증권'이란 브랜드 네임이 생겨나게 됐다는 점 자체가 증권업계 입장에서는 언제 우리에서 튀어나올지 모를 새끼 사자 한 마리가 들어온 셈일 수 있습니다.
이미 증권업계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 등 4차 산업혁명과 IT 혁신에 소리 없이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을 단순한 손바뀜 정도로 치부할 수 없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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