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이 유상증자를 순조롭게 매듭지었다. 대주주 변경에 이어 자본 확충을 마무리한 만큼 최근 부진해진 실적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이 구주주 및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청약 결과 99.17%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발행 예정 주식수 1억1611만주 가운데 1억1514억5248주가 무난히 소화됐다.
나머지 실권주(96만4752주)는 증권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0%는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에 배정하고 나머지 90%는 개인 청약자 및 기관 투자자에게 구분 없이 배정된다. 일반 공모는 이날부터 7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SK증권은 지난 10월 1억5247만3000주, 총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구주주에 800억원이 배정됐고 SK그룹으로부터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가 된 J&W파트너스가 300억원가량을 먼저 투입했다.
다만 신주 발행가액이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구주주 대상 조달 금액은 줄어들게 됐다. 지난달 29일 확정된 신주발행가액은 564원으로 예정 발행가액인 689원(액면가 500원)을 크게 밑돌았다. 최근 증권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크게 내린 탓이다.
SK증권 주가는 유상증자가 결정된 10월 12일 당시 897원에서 5일 683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800억원보다 적은 650억원 선만 조달이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오히려 신주발행가액이 크게 낮아져 유상증자 흥행에는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공모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SK증권의 경우 기존 대주주였던 SK그룹의 그늘 밖으로 나오면서 SK그룹발 수요 감소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SK증권의 사업 안정성에는 그룹 회사채 인수와 단말기 할부채권 유동화 주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다.
최근 신평사들은 이를 감안해 신용등급을 하향했고 이번 유상증자 실시 후에도 여전히 자본 수준 열위가 지속되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SK증권은 최근 5년간 저조한 수익성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다. 때마침 지난 3분기에는전 분기 43억원 순익에서 7억원 손실로 돌아서는 굴욕을 맛봤다. 사모투자(PE)와 기업금융(IB) 부문 이익이 줄면서 적자 전환했다.
따라서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충된 자본을 발판으로 사업 기반 확대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순자본비율 상승과 함께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일부는 단기차입금 상환에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 9월 말 현재 SK증권의 자기자본(별도 기준)은 4381억원으로 증자 완료 시 5000억원을 웃돌게 되며 KTB투자증권(4717억원)을 추월하게 된다. IBK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가 6000억원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