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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株, 떨어지는 원유값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 2018.12.26(수) 17:32

원유값 월초 대비 최대 44% 하락
항공사 증가에 수요 유지 어려워

최근 원유값이 곤두박질치면서 항공주에 눈길이 쏠릴 법 하지만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유가 하락이 항공사 실적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요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최근 항공사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수요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유가, 석 달 새 44% 곤두박질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2.53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6.7% 빠진 것으로 작년 6월21일 이후 약 1년 반 만에 42달러 대로 주저앉았다.

WTI 가격은 올 10월 초 76달러를 돌파, 내년 말에는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지만 불과 3개월여 만에 44% 이상 하락했다. 두바이유도 24일 50.47달러를 기록하며 연 고점 대비 41.5% 넘게 고꾸라졌다.

시장에서는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심리적 여파가 가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 오펙(OPEC) 회원국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하루 12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고꾸라진 것은 수요 기대치 자체가 낮아진 탓이라는 해석이다.

◇ 항공주, 유가 하락에도 덤덤

통상 유가가 떨어지면 항공주는 상승한다. 항공사 비용이 절감돼 실적이 오를 거란 기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국제유가가 1달러 떨어지면 370여억 원의 수익이 따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26일 종가 기준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 항공사 주가는 이달 초 대비 많게는 11.1% 적게는 8.7% 빠졌다. 통상 기대와는 달리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그 이유로 경쟁이 심해진 항공 업황을 꼽는다. KB증권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비용 절감은 긍정적이지만 절감 비용이 항공사 이익으로 기록될지는 불투명하다"며 "업황이 계속 부진하고 있어 단가가 유가 하락을 반영하는 수준보다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항공사 숫자 늘며 투자 메리트 낮춰

최근 3년간 상장 항공사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이 같은 상황을 방증한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상장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이었지만 2015년 말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잇따라 상장했다.

27일에는 에어부산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고 이스타항공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3월까지 신규 항공사에 면허를 발급할 계획으로, 국내 항공사 수는 지금보다 더 증가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국내 해외관광객 수는 약 265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2010년부터 꾸준히 늘어난 결과로, 특히 최근 3년간은 매년 20%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저가 항공사의 한 임원은 "저가 항공 시장은 여전히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항공기 구매 시 항공기 좌석을 더 설치하도록 개조해 좌석 단가를 낮추는 등 단가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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