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험자본 육성 강조와 함께 지난달 혁신금융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이 간접금융 형식인 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자본시장을 통해 직접금융인 투자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질 전망이다.
◇ 자본시장, 지난해 중소기업에 21조원 공급
1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자본시장을 통해 중소·혁신기업에 공급한 자금 규모는 21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투자 유형별로는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로 4조2000억원, 회사채 등으로 9조9000억원, 자기자본투자(PI)로 5조7000억원, 펀드로 1조6000원이 공급됐다.
금융투자업계는 그동안 증자 등을 통한 대형화, 중소기업특화 증권사나 전문사모운용사 등을 통한 전문화, 해외 네트워크 구축 확대를 통한 글로벌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혁신기업 초기 단계부터 인수합병(M&A), IPO 등을 통해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제공하는 투자은행(IB)으로 진화하고 있다.
혁신기업의 IPO가 증가하고 증권사 IB 역량이 강화돼 창의적인 투자상품이 출시된다면 중소·혁신기업에 대한 혁신자본 공급 규모가 향후 5년간 125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 금투업계, 우호적인 정부 정책에 분위기 'UP'
정부도 최근 증권사 건전성 규제 개선, 코스닥시장 활성화, 자본시장 세제개편 등이 포함된 '혁신금융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증권거래세율 인하를 포함해 금융 세제 선진화, 코스닥·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장 기준 완화 및 규제 완화, 모험자본 확대를 위한 펀드 규제 완화, 증권회사의 투자확대 인센티브 등 다양한 육성안이 포함됐다.
금융의 패러다임을 기존 가계 금융·부동산담보 중심에서 미래 성장성·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국회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금융 정책이 시행되고 금융투자업계의 노력이 더해지면 혁신금융 정책은 부동산과 안전자산에 치우친 가계자산과 1100조원의 부동자금을 성장잠재력 높은 자본시장으로 유도하는데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분위기도 좋다. 증권회사 입장에서 정부의 정책 기조로 자본 활용 업무 범위가 넓어지고 IB 영업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IPO·유증·회사채·PI·펀드 등 기존 조달 수단을 넘어 발행어음·비상장기업투자전문회사(BDC) 등 창의 투자 상품 나올 여력도 충분하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을 통한 혁신자본 투자가 확대되려면 단기 금융업무의 조속한 인가는 물론 자본시장 혁신과제 등 정책의 신속한 입법·시행,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투자 손익을 통산하는 세제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