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로 적정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지금 미국 주식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시장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내년 경제 성장률도 예년 수준을 이어갈 전망인데 이에 비해 시장이 지나치게 움츠려있다는 진단이다.
26일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에서 '2019년 하반기 미국 주식·채권시장 전망'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데이비드 웡 주식 부문 선임 투자전략가는 올 하반기가 미국 주식 채권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선임은 "올해 미국 주식 투자에 주력한다면 꾸준한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은) 금리가 낮은 상태이고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도 작아져 투자자들의 매수 가격 상향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외 시장은 미중 간 무역분쟁과 미국 경기불황 가능성으로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워진 상태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작용해 올 상반기 주식형 펀드에서 자본이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12년 만에 역전 현상을 보이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금리 역전 후 뉴욕 지수는 물론 코스닥, 코스피 지수도 대폭 빠졌다.
그러나 AB운용은 잇따른 악재로 국내외 증시는 잔뜩 움츠려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악재 요소만으로 경기침체를 예단하기에는 섣부르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상승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장단기 금리 침체가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라고 하더라도 미국 연준이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면서 경기 하방을 지지하고 있어 과거 금융위기 수준의 소동은 막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AB운용에 따르면 과거 경기침체는 금리가 3% 언저리 부근에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는 실질금리가 0%인 상황으로 통화정책 운영을 통한 경기 침체 방지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시장 고점에서 관찰되는 ▲대규모 주식 자금 유입 ▲인수·합병(M&A) 증가 ▲기업공개(IPO) 확산 ▲경기민감주 우세 등의 현상이 현재 미국 증시에서 도드라지지 않는 점도 증시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기업들의 활발한 자사주 매입도 긍정적이다. AB운용은 올해 S&P500 편입 기업 자사주 매입 규모는 작년 대비 12.8% 확대한 940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사주 매입은 대표적인 주가 부양 정책으로 꼽힌다.
주당순이익(EPS) 성장 전망도 증권업계 컨센서스(4%)보다 높은 8%대로 설정했다. 미중 간 무역분쟁 여파 등 대외 변수에 좌우되지 않는 종목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데이비드 선임은 "내년 우리가 예상하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1.8%"라며 "역대 성장률 수치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완만한 성장이 무리없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 내 완만한 성장 등을 고려해 분산 투자한다면 의미 있는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시장 전체에 투자하기보다 구글 페이스북 등 외부 여건 익스포저가 작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기준 AB운용의 운용자산(AUM, 설정원본+계약금액) 규모는 1조5625억원이다. 2003년 서울 사무소를 설립해 현재 해외 재간접 펀드 운용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