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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맞춤형 퇴직연금 시대가 온다"

  • 2019.11.07(목) 08:51

전용우 삼성자산운용 연금마케팅팀장
"DB형 퇴직연금 운용 기업에 컨설팅"
"AI로 개인 맞춤 포트폴리오 제공해야"

약속한 퇴직금을 받아야 하는데 회사가 돈이 없다고 한다면? 생각만 해도 황당하지만 기업이 퇴직연금 운용에 실패한다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퇴직연금 시장의 고질병으로 지목되고 있는 수익률 저조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은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개인이 운용 주체가 되는 DC(확정기여)형과 달리 기업이 운용 책임을 지는 DB형은 그 기업 재무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운용수익률이 임금인상률에 못 미치면 그 간극만큼 돈을 써야 한다.

지난 6일 만난 전용우 삼성자산운용 연금마케팅팀장은 퇴직연금 시장에 맞춤형 컨설팅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식 개선을 위해 적극적 제도 마련도 주문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퇴직연금 분야에 몰두해 온 그의 꿈은 개인 투자자에게도 맞춤형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사진=이돈섭 기자/dslee@]

▲ 퇴직연금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190조원이다. 시장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 다만 원리금보장상품에 이렇게 많은 자금이 머무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자발적 투자자가 적기 때문이다. 단순한 금융상품 자원으로 볼 수 없다. 재무·회계·복지 등 여러 성격이 얽혀있는 하나의 제도다. 정부가 퇴직연금 수익률을 지적하는 것은 민간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노후 재원을 만들라는 주문이다.

▲ 시장 발전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 지금껏 교육을 강조해 왔지만 쉽지 않다. 이익이 없으면 먼저 공부하지 않더라. 운용사는 개인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인공지능(AI) 요소가 중요하다. 투자자가 1000명이면 1000개의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어야 한다. 매니저를 1000명 새로 뽑을 수는 없기 때문에 AI 활용에 주목한다. 중요한 화두다.

▲ 너무 먼 얘기 아닌가
- 법인 대상으로는 이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DB형 퇴직연금 운용 기업에 제공하는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다. DB형은 기업이 퇴직금을 운용하다 직원이 퇴직하면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로 인사팀 회계팀 재무팀 등이 관리한다. 투자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수익률 손실에 따르는 책임을 피하게 된다. 결국 대부분 원리금 보장상품을 찾게 되고 수익률은 낮은 수준에 머무른다. 문제는 DB형 연금은 부채로 계상된다는 점이다. 운용수익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낮으면 기업이 간극을 메워야 한다. 개별 기업 부채 상황에 맞춘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

▲ 성과는 어떤가
- 수탁고 규모만 보면 아직 크지 않지만 담당자를 선정해 회사 대 회사로 진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업별 맞춤형 자산군을 선정해 사모펀드를 조성해 운용한다. 조직도 정비했다. 올해 본부 산하에 마케팅 3개팀을 신설해 기존 마케팅 업무에 컨설팅, 솔루션 업무 등을 전개하고 있다. 리서치 센터와 협업해 관련 분석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DB형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작년 기준 약 121조원이다.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

▲ 타깃 기업은
- 코스피200지수 구성종목 중 퇴직연금 적립금 비율이 낮은 기업을 중심적으로 만나고 있다. 필요에 동의하는 곳이 많은 반면 언급을 꺼리는 곳도 많다. 기업에 부담이 가는 작업을 굳이 지금 하고 싶지 않다는 거다. 임원 임기가 짧아 일단 다음으로 미루자는 심리도 있다. 기업의 생리를 바꾸기는 힘드니 제도를 통해서 개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어떤 방식이 있을까
- 미국의 연금보호법(Pension Protection Act)이 대표적이다. DB형 퇴직연금 적립비율을 100%로 맞추지 않으면 패널티를 적용하는 법이다. 일정 기간 내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보험료를 내라고 한다. 기업 내부에 전문가를 두기 어렵다면 전문 위탁 법인을 만들 수도 있다. 이른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다. 현재 국회에 기금형 의무화 법안이 계류되어 있다. 단 위탁 법인이 금융회사 파이를 뺏어오는 결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정부가 위탁 법인을 만들어 적정 수익률을 제시하는 칠레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위탁 법인은 수익률이 정부 기준에 못 미치면 퇴출당한다. 제도를 통해 퇴직연금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

▲ 기업이 DC형 퇴직연금 제도를 채택하면 되는 문제 아닌가
- 기업이 DB형 연금을 운영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종업원이 원치 않는 경우다. 연공서열제 등을 채택하고 있는 안정적 기업이 대개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다. DB형 연금을 DC형 연금으로 바꾼다는 것은 기업 부채를 직원들 계좌로 털어낸다는 뜻이다. 현금이 없으면 못한다. 2021년이 되면 기업들은 퇴직연금 적립비율을 의무적으로 100%로 맞춰야 한다. 행여 적립비율 확보에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 놓아야 한다.

▲ 운용사 입장에서 준비해야 할 점은 없을까
- 기업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회계 및 계리 등 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 향후 5~10년 운용사 인력구조가 대폭 바뀔 수도 있겠다. 최선의 솔루션 제공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기업 내부 투자 규정에 채권은 트리플 비(BBB) 등급 이상에 투자하게 되어 있지만 더블 비(BB) 이상을 넣어야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고 치자. 우리가 보기에 80점이지만 고객이 100점이라고 보면 그게 맞는 거다. 여파를 정확히 분석하고 좋은 옵션을 꾸준히 제안하면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생애주기펀드·Target Date Fund) 수탁고가 1조원을 넘어 삼성자산운용을 앞질렀다
- 실무자로서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성자산운용이 2016년 TDF 첫 출시하고 이듬해 타사 TDF가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3년여 만에 업계 TDF 수탁고가 2조5000억원이 됐다. 연금 운용을 위한 자산배분 펀드를 설정해 투자자들 이목을 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잘 팔리는 펀드를 가져다 연금 상품으로 팔곤 했다.

▲ 과열 분위기도 있는 것 같은데
- 과도기라고 본다. 국내 TDF 수익률을 보면 거의 다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정상적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이상적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TDF는 장기적 수익률로 평가해야 한다. 현재 핫한 자산에 집중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을 수 있다. 2~3년 정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 현재 해외 운용사 펀드에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체 운용 역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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