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한다. 회사측은 재무 건전성을 위한 차원이라고 소개했다.
20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안정적 영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사모형태로 발행키로 했다. 만기 30년, 발행이율 4.8% 조건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가진 하이브리드 증권이다. 보통 30년 이상의 만기 조건이며 만기에 재연장이 가능하고 반영구적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주식과 비슷하다. 확정된 금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채권의 성격도 갖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 업계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자본확충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9월말 기준 3조6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확대된다.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한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최소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고지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이유에 대해 "부동산 말고도 다양한 영역에서 계약이 왕성하게 검토되고 있어 이에 걸맞게 자본적정성 지표인 구NCR(영업용순자본비율) 수치를 개선할 필요가 있어서"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의 9월말 구NCR(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은 155.3%로 6월말 177%에서 20%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NCR은 높을수록 재무 상태가 양호하다는 뜻이며, 통상 150%에 다가서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권고 조치를 받는다.
이번 자본확충은 정부의 부동산PF 규제 대응 차원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이달초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로 규제토록 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부동산PF 채무보증액은 자기자본의 2배 수준인 약 7조~8조원으로 한도를 초과한 상태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정부 부동산PF 규제와 상관없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