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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원 사장에 이명호씨 내정…노조 "낙하산 반대"

  • 2020.01.29(수) 16:12

임시 주총서 선임, 금융위 승인 이후 취임
높은 연봉에 잦은 해외출장…두달 한번꼴

한국거래소의 자회사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에 금융위원회 출신의 이명호(57)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 내정됐다. 예탁결제원 노조는 금융 관료의 낙하산 인사가 거듭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단수 후보로 추천한 이 위원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위원은 향후 금융위원장의 승인을 거쳐 사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이 위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과장과 자본시장조사 심의관, 구조개선정책관(국장) 등을 거쳤다.

예탁결제원 임추위는 지난해 12월22일로 임기를 마친 이병래 사장의 후임을 뽑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1월3일까지 사장 후보자를 모집했다.

공개모집과 추천방식을 병행했는데 이 위원과 예탁결제원 내부 인사인 제해문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5명의 후보자가 지원했다.

나머지 3인 가운데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장(FIU)과 유광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들어 있다는 얘기가 돌았으나 실제로 이들은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결제원 노조는 이 위원의 사장 후보 지원과 관련해 "임추위의 사장 공모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짜맞추기식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이른바 '금융권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의 인사 관행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회사 내부인으로는 처음으로 노조 위원장이 사장 후보로 손을 들었으며, 지난 20일에는 여의도 사옥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날 제 노조 위원장은 주총장에 참석해 "사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 운영의 불투명과 불공정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시행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예탁결제원은 '신의 직장'으로 불릴 만큼 높은 연봉과 좋은 복리후생을 자랑한다. 일반 직원뿐만 아니라 사장 자리도 처우가 좋다보니 외부인, 특히 전현직 고위 공무원들이 매번 내려오면서 낙하산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예탁결제원은 지난 1974년 한국증권거래소 자회사로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내부인 출신 사장이 전무하다. 아울러 2013년 11월 선임된 20대 유재훈 사장을 시작으로 21대 이병래 사장에 이어 신임 이명호 사장 내정자까지 모두 금융위 출신이다. 노조가 "세번 연속 금융 관료의 자리 대물림"이라고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장의 대우는 다른 기관장들에 비해 나쁘지 않다. 연봉은 2018년 기준 총 3억9944만원(기본급 2억484만원+복리후생·성과급 1억9459만원)이다.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연봉이 4억1048만원(기본급 2억787만원+성과급 2억261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준이다.

예탁결제원이 세계 각국 예탁결제회사들의 협의체 의장 역할을 맡다보니 사장의 해외 출장이 잦은 편이다. 이병래 사장은 임기 중인 지난 3년간 이집트와 홍콩, 영국 등 19개국을 방문했다. 출장 횟수로는 21회, 약 두달에 한번꼴이다. 전임 유재훈 사장은 약 3년의 임기 동안 무려 29회 해외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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