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지난 7일 1800선을 회복한 이후 안착하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 등에 힘입어 지난달과 같은 급락장이 재연될 가능성은 적지만 지수 조정 압력을 자극할 불안 요소들이 여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증시 반등을 이끌 주요 변수로는 2분기가 아닌 3분기 기업 실적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 실적의 반등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저점 이후 만회율⋯변동성 여전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19일 연저점인 1457.64포인트까지 폭락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9일 1836.21로 마감했다.
연초 2200포인트(1월22일 고점 2267.25)를 웃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저점까지 무려 809.61포인트가 빠졌다가 반등한 것인데 하락분의 48%를 회복했다. 지수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1800선을 웃도는 등 안정화된 모습이다.
낙폭의 50%를 복원한 시점에서 지수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정부가 경제 부양 정책을 꺼내들면서 증시에 훈풍을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쇼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신용위험, 부실과 같은 사회적인 리스크들을 연준에서 내놓는 부양책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결국 각국 중앙정부 또는 중앙은행들이 유례없는 지원책을 꺼내 들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동시에 주식시장의 하방 압력도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지수의 조정 압력을 자극할만한 요인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이제 막 거시 지표가 악화되기 시작했고 악화된 경제 환경에 가계나 기업들의 대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 시장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과 같은 편한 투자 환경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만약 바이러스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에 따라 경제 활동 재개 시점이 지연되면 주식시장이 다시 한 번 조정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남아 있어 현시점에서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 관건은 3분기 기업 실적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올 2분기보다 3분기 기업 실적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상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크로 지표나 기업 이익 자체는 2분기가 최악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만 이런 부분은 3월달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이 됐다고 본다"며 "물론 실적이 나오면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사실 2분기 실적 자체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만약 3분기 기업 실적이 시장의 이익 전망치를 뛰어넘을 경우 주식시장은 바닥을 확인했다는 측면에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반대라면 기업들의 이익 회복이 안될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확대, 조정 국면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실적 자체가 반등할 수 있는지 여부가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3분기 기업 실적에 따라 주식시장의 전체적인 방향성이 갈릴 수 있는만큼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지금 당장의 2분기 실적보다는 3분기 실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