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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본건전성 규제 완화에 완연한 '온도차'

  • 2020.04.22(수) 15:36

구NCR '빨간불' 대형사 대출여력 확대
"숨통 트여" vs "대형사 위주로 혜택"

금융 당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에 자금을 공급한 증권사들의 자본건전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키로 하면서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란 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자본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규제를 완화한다 해도 기업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는 점에서 이렇다 할 영향이 없을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이번 규제 완화 조치가 일부 대형사를 위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다.

◇업계 환영⋯대형사 구NCR 부담 완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의 골자는 은행과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및 건전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준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사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려 해도 규제에 묶여 못 하는 상황을 없애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증권사의 순자본비율(NCR) 산정할 때 적용되는 신규 기업 대출채권에 대한 위험값(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 대상)을 최대 32%에서 오는 9월 말까지 최대 16%로 낮춰주기로 했다.

NCR은 증권사들의 자본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금융위는 지난 2016년 8월 영업에 필요한 자본에서 위험액을 뺀 뒤 업무 단위별로 필요한 자기자본을 각각 나눠 산출하는 방식으로 지표 산정 방식을 바꾸었다. 기존에는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나눈 뒤 백분율(%)로 환산해 도출했다.

감독 기관인 금감원은 신 NCR의 경우 해당 비율이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0% 선에서 경영개선 명령을 내린다. 작년말 기준 미래에셋대우 같이 신 NCR 지표로 1700%가 넘는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구 NCR 눈높이로는 사정이 다르다. 150% 미만에서 경영개선 권고가 내려지고, 120% 미만에 경영개선 요구, 100% 미만에서 경영개선 명령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의 구 NCR은 '경영개선 권고' 수준에 근접한 150%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이렇다 보니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기업 대출을 늘릴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NCR 수위가 낮아지면서 증권사 입장에서 숨통이 트이는 부분이 확실히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아 영업하는데 있어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이번 방안을 통해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부선 매입 여력 의문 제기⋯"아직 '실탄' 재고 남아"  

일각에선 자본건전성 규제를 풀어준다 해도 증권사들이 기업에 대출할 여력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일부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마진콜(margin call,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로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충분한 여유 자금이 있겠느냐란 물음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출채권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면 큰 의미는 없다"며 "기업 대출채권에 한해 NCR 기준이 완화되면 증권사들이 운용할 수 있는 틈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이에 대해선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현재는 유동성이 부족해 매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지 몰라도 이번 방안이 9월까지 지속하는 만큼 앞으로도 경색 국면이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만약 증권사가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없다면 신규 대출채권을 취득하는데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본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선 이번 규제 완화 조치에도 이렇다할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란 푸념이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 여력이 없는 곳은 NCR을 낮춰준다고 해도 와닿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마다 주머니 사정이 다른데 이번 완화 조치는 대형사 위주로 부분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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