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가 부양에 방점을 둔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올해까지 최소 25%의 배당 성향(순익에서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을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며 배당 재원 감소가 불가피하자 정책을 손보기로 한 것이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배당 성향 25%'를 유지한다는 이른바 '3개연도(2018~2020년) 배당정책' 대신 배당을 비롯해 자사주 매입·소각의 계획이 담긴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배당 성향은 '25% 이상'이라는 하한 조건없이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결정하기로 했으며, 올 3월에 발표하고 현재 추진 중인 자사주 매입 및 이익 소각을 추가로 시행키로 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예년 수준의 배당 재원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회사는 통합법인 출범(2016년말) 이후인 2018년에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3년간 배당 성향을 최소 25%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2018 사업연도 결산으로 연결 순이익 4612억원의 33%에 달하는 1539억원(보통주 220원·우선주 242원)을, 2019 사업연도에는 순이익 6637억원의 27%인 1821억원(보통주 260원·우선주 286원)을 배당으로 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사업연도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5049억원)을 바탕으로 총액 기준 사상 최대의 현금배당(1246억원)에 나선 바 있다.
이듬해 순이익은 이보다 다소 빠졌으나 배당 규모를 오히려 확대했으며, 지난해에도 무려 1800억원 이상의 배당 총액으로 증권 업계 최상위 수준의 현금을 주주에게 풀어준 바 있다.
다만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영업 환경 악화로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면서 배당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올 1분기 연결 순이익은 시장 눈높이(770억원)를 웃돌긴 했으나 전분기 보다 23% 감소한 1071억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선 올 해 연간으로도 순이익이 전년(6642억원)보다 1500억원 가량 줄어든 5102억원(증권정보 사이트 FN가이드 집계치)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3월에 468억원을 들여 보통주 1300만주(주당 3600원 기준)를 매입해 태워버리는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주가가 하락하고 증시 불안이 확산하자 주가 안정화와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취지였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배당 정책은 회사 순이익 실적이 확대될 때 주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나 지금과 같이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증권사 주가의 저평가가 심화할 때에는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