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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20·1Q]한투증권, 금융위기 이후 첫 분기 순손실

  • 2020.05.18(월) 11:09

ELS 평가손실, 1339억 적자 '어닝쇼크'
다른 계열사도 투자자산 평가손 '휘청'

지난해 7000억원 이상의 역대급 연결 순이익을 거둔 한국투자증권이 올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환경 악화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13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등이 어닝 쇼크로 이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계열사들의 실적을 걷어낸 별도 기준으로도 5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는데 분기 적자를 낸 것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이후 처음이다.

18일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연결 순손실이 1339억원으로 전분기 1766억원의 순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2186억원의 순이익에서도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1분기 19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분기 2746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등 대부분의 경영 성과 지표에서 다른 경쟁 증권사를 압도할 정도의 실적을 거두던 한국투자증권이 '어닝 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표를 내며 자존심을 구겼다.

계열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 1분기에 561억원의 순손실 적자를 내기도 했다. 분기 순손실 적자를 낸 것은 금융위기 때인 2008 회계연도 3분기(10~12월)에 마이너스(-) 순손실을 낸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의 운용에서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이 적자로 이어졌다.

보통 증권사들은 ELS 투자자에게 상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당 상품에 편입한 기초자산 선물을 사고 팔면서 위험회피(헤지)를 한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헤지를 전문으로 맡는 외국계 증권사 등에 일정 비용을 내고 위험을 넘기기도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같이 덩치가 큰 증권사는 거래 과정에서 생겨날 수익을 챙기기 위해 직접 헤지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ELS 자체 헤지 규모는 4조6000억원으로 증권 업계에서 2위 수준이다. 올 1분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ELS 관련 헤지 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ELS 발행 잔고가 크고 자체 헤지 비중이 50%로 커버리지 중 높은 편"이라며 "ELS 마진콜 및 헤지비용의 부담 증가, 연결 자회사로 반영되는 주식 관련 펀드 등에서 손상차손이 크게 반영돼 1분기 상품운용손실이 4713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한국투자증권 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113억원)와 KIM 인베스트먼트펀드(-369억원), 홍콩현지법인(-177억원)도 순손실 적자를 냈다. 이들 역시 투자금융 자산의 평가손실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어닝쇼크 실적과 관련해 "주된 요인은 증권 별도 재무제표 손익의 경우 파생상품(ELS/ DLS) 등의 평가손실로 인해 -56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며 "자회사 손익을 포함한 연결 당기순손익은 해외 주요시장 증시 하락으로 인한 해외펀드 평가손실 등 코로나19에 기인한 해외시장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적자 발생의 주된 요인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증시 하락 때문인 것을 감안하면 2분기에는 실적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투증권은 "최근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 따라 1분기 주된 적자요인인 파생상품 부문과 연결 손익으로 포함되 자회사 해외펀드 등의 평가손실이 크게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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